매월 11일을 전후해 64~70세되는 노인 10~20명이 만나 열띤 담론을 즐기는
모임이 있다.

대구대학에 1회로 입학해 수학한 친구들이 만든 대일회가 그것이다.

직업과 처지가 다른 중노들이지만 만나면 항상 화기애애한 것은 학부와
학과가 달랐지만 어려운 시절 같은 대학을 다녔다는 학연과 우정때문이다.

은행장을 지낸이도 있고 경제부처를 정년퇴임한 사람도 많아 화제엔
제한이 없다. 정치얘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면 경제문제가 끼여들고
사회문제도 거리낌없이 등장한다. 대화의 질 또한 전문가가 무색할 정도로
높다는게 회원들의 자랑이다.

참고로 대구대학은 지난 47년봄 대구.경북지방의 뜻있는 지주자산가들이
모여 만든 민립대학이다. 훗날 대구청구대학과 합쳐져 영남대학교가 됐다.

대일회는 60년대초 대구에서 만들어졌으나 60년대후반에는 서울에서도
생겼다.

따라서 대구대일회와 서울대일회는 형제관계라고 할수 있다.

회원들은 길흉사때 서로 돕는가 하면 2~3년에 한번씩은 부부동반으로
온천욕이나 등산을 즐기기도 한다.

"안(내)대일회"도 구성되어 부인들끼리 매월 점심모임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극심한 좌우익대립,6.25사변등을 겪으면서 많은 동기생들이 사상의
비운을 겪거나 행방불명이 됐다.

또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먼저간 친구들도
적지않다.

그러나 대구 40명,서울 25명은 다행히 건강을 유지해 매월의 모임에
빠지지 않는다.

광복후 대구지방에 처음생긴 대학이라 입학동기이긴 하나 나이가
들쭉날쭉이라 한두명은 이미 고희를 맞이했고 7~8명은 아직 "노인증"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만나면 반갑고 허물없는 농담을 나눈다. 동문.동시수학의
값어치를 진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새해초가 되면 옛은사님도 모신다.

백남억전공화당의장 신현확전국무총리 박일경전명지대총장
권혁소전경희대교수 이재철전중앙대총장등은 이같이 오랜 정의를 나누는
모임은 드물다며 고마워해 주신다.

사제가 모두 건강해 오랜 만남이 이어지기를 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