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국가간의 경계를 확인할수 있다. 그러나 그
경계는 경제적으로 별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국경없는
세계(borderless world)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각부문이 외국에 개방되고 있고 외국의 기업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있는가 하면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게
개방화 국제화 또는 세계화라고 이름붙여지는 상황인 것이다.

최근들어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해외직접투자 허가실적은
365건,7억4,100만달러로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건수로는 49.
6%,금액으로는 61. 2% 증가했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82건(5억2,310만달러)으로 전체의 77. 3%를
차지하고 있고,지역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고,투자규모별로는 100만달러
이하의 소규모투자가 전체의 44. 72%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해외 직접투자의 증가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해외 직접투자가
늘어나는것은 경제발전에 따른 국민경제의 자연스러운 외연적 확장이라고
할수 있다. 생산요소의 부존상태와 그 상대가격이 달라짐에 따라 기업의
생산내지 활동기지가 바뀌는 것은 필요할뿐 아니라 바람직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의 해외 직접투자동향에서 간과할수 없는것은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이 제조업에의 투자기피현상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경없는
세계에서 경제활동을 한다고 하지만 그런 세계에서 경쟁에 이기려면
제조업을 중심으로한 산업의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우리의 경제발전 단계에서는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경제를
선진화시킬수는 없는 것이다. 제조업에의 투자기피는 산업의 공동화현상을
일으킬 뿐이다.

국내에서의 제조업투자 기피현상은 투자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는것과
관련되어 있다. 기업경영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임금압박보다도
인력관리의 어려움이라고 한다. 이는 생산현장이 국제경쟁시대에 걸맞게
경쟁력을 향상시키려고 애쓰는 곳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미 높아진 임금체계 아래서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해외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돌파구일수 있다. 그러나 그런 한편으로 국내에서 어떤
생산부문이든 주어진 임금구조 아래에서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 부문에
더더욱 매달리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국내시장을 외면하는
해외진출은 국경없는 세계시장을 향한 전략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