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환경투자를 손실개념으로 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국내 제품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위한 필수조건으로 환경투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이상희위원장(전과기처장관)은 4일 이같이 말하고
"인류집단의 새로운 가치관인 환경에 민감하게 대응해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의 환경부문에 대한 투자는 어떤 수준으로 보십니까.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부문 환경투자는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GNP대비
0.25%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2000년의 세계 환경산업의 시장규모를
OECD는 3천억달러로,국제금융공사(IFC)는 이보다 훨씬 많은 6천억달러로
잡고 있습니다. 이런 예측도 국가간 환경협약의 진전에따라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입니다.

이런 시장을 선점하기위해 선진국들이 앞다퉈 기술개발에 뛰어드는데 반해
우리는 환경투자가 너무 인색합니다. 환경을 제3의 이데올로기라고
부르는것도 그만큼 환경이 국제경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때문입니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환경투자수준이 계속될때 몇년내에 국내 상품의
해외수출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요.

"현재 국제환경협약중 무역규제를 명시한 협약은 15%나 됩니다.
오존층파괴및 지구온난화등 지구환경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나머지
협약들도 장차 무역규제를 구체화할것이 분명합니다. 자유무역을
근본정신으로 하는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규범도 환경을
이유로 무역규제조치를 할수있는 예외조항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환경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제질서가 재편돼 갈수록 환경문제는 기술보호주의및
국가이기주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국내경제에 큰 타격을 줄게 뻔합니다"
-환경부문에 대한 국가예산 배정이 인색합니다. 지금 아끼려다
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습니까.

"오존층 파괴의 주범인 프레온가스(CFC)의 대체물질을 개발하지 못할경우
국내의 자동차 가전 전자등 전산업부문에서 연간 2조원의 피해를
봐야합니다. 유해폐기물의 규제도 제지 철강 플라스틱가공 축전지업등에
큰 부담을 안겨줄 것입니다.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90년수준으로 동결하기위해서는 2010년까지 현재의 에너지소비를 25%
감축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환경기준에 맞게 산업구조가 개편돼야합니다"
-기업들이 새로운 환경기술을 개발하기는 커녕 기술이 필요할때 미국
일본등으로 달려갑니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일까요.

"현재 시험가동중인 성남쓰레기 소각장은 쌍용건설과 일본의 미쓰이가
공동건설했는데 미쓰이는 총공사비의 33%인 30억원을 가져갔습니다.
핵심기술인 유동상로의 주요부품을 설계한 대가입니다. 이외에 대우는
일본의 히타치,동부건설은 독일의 L&G스타인 뮐러,삼성종합건설은 미국의
모리스,한라중공업은 덴마크의 볼런트에서 환경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수처리와 소음방지등 다른 환경관련 기술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국내 기업들이 당장의 손익계산에만 급급,미래를 내다보는 기술적
안목이나 신념이 부족한 탓입니다"
-현 환경행정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환경개선 사업은 단시일내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환경행정당국은
기업의 환경기술개발을 적극 유도해야합니다. 주요 환경기술개발 부문을
선정하고 이의 우선순위를 정해 체계적인 지원을 해나가야합니다"
-환경기술을 도입해야할 부분과 투자해야할 부분의 기준이 없는데요.

"모든 일에는 단계와 절차가 중요합니다. 먼 미래를 내다보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하고 각종 국제환경규제의 내용을 밀도있게 검토한후 기준을
설정해야합니다"
-예전에 "테크노정치"를 말한적이 있습니다. 정치와 정보화사회는
환경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수 있을까요.

"현재의 환경문제는 결국 산업사회구조가 초래한 부산물이기때문에 이는
근본적으로 각 부문의 정보화로 해결해 나가야합니다.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해 산업화의 속도를 늦출수 없습니다. 따라서 환경파괴의
근본원인들을 말끔히 씻어내는 길은 국민 개개인의 정보의식 함양과 함께
정보화사회 실현입니다. 사회전반의 구조적인 틀을 바꾸는게 환경문제
해결의 지름길입니다"
이위원장은 어느 자리에서나 환경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통에 "녹색삶의
길잡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17개민간환경단체가 참가한 "한강살리기
시민운동"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