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실린더헤드 연료주입관 연료탱크등이 합성수지로 제작되는 시대
가 열리고있다.

플라스틱으로 범퍼나 내장재를 만들던 수준에서 이제는 고기능을 요하는
핵심부품까지 생산하게됐다.

범용수지와 대별되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약칭 엔플라)의 용도가
확대되면서 일고있는 현상이다.

EP의 활용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부품등 산업용으로 급격히 늘면서
EP성형제품을 가공하는 중소기업도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며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있다.

85년만해도 EP성형부품만을 전문생산하는 업체는 손꼽을 정도였으나
이제는 2백여전문업체가 이분야에 참여하고있다.

국내 EP소재수요량(92년 총13만t규모)에 비춰볼 때 성형부품시장규모는
줄잡아 4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88년이후 연평균 30%씩
신장한 수치이다.

EP성형가공은 일반사출성형과 달리 고도의 정밀성을 필요로 한다.
완성품에 부착돼 일정한 기능을 발휘하기때문에 제작에 따른 노하우를
보유하고있어야한다. 주문사양에 따라 단순히 사출성형하는
일반사출가공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다. 당연히 부가가치가 높다.

제일엔지니어링은 이분야에 뛰어들어 급성장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10년전부터 EP성형품을 생산해온 이회사는 VTR및 캠코더의 구동부품과
자동차전장품등을 만들어 올해 2백85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45%신장한 것으로 이분야의 사업전망이 대단히 밝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회사가 생산하는 구동장치는 70여단품이 조립된 것으로 VTR등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이다. 다시말해 구동장치는 내열 내마모 내구성은
물론이고 무소음의 윤활성까지 갖춰 고속으로 돌때 마찰이 적어야하고
저속시 속도가 안정돼야하는등 제작이 까다롭다. 그러면서 소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따라서 제품설계 금형제작 소재선택 조립의 관련기술을 고루 보유해야
경쟁력을 가질수 있다.

엔플라성형사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이 늘면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부품을 국산화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경기 화성에 있는 한국파트너산업은 91년 무선호출기의 부품인
소형코어레스모터를 국산화해 국내완제품메이커에 공급하고 있다.
엔플라성형기술의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회사는 사출성형가공여력이 있어도 회사이미지를 고려해
엔플라사출가공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전자부품용 릴디스크를 생산하는 한신기공을 비롯한 30여업체는
EP성형관련 보유기술을 응용한 품목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EP수지의 고기능화로 자동차부문 엔플라성형부품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우리나라엔지니어링플라스틱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자동차의 EP사용비중이 5% 수준까지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동차의 경량화 추세에 따른 것으로 관련 부품업체들은 각종기어
엔진용부품 전장품의 소재를 EP로 대체해 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코리아에어텍은 이탈리아피스트사와 기술제휴로 엔플라소재를 채택한
연료주입관 생산에 나섰다.

반월공단에 있는 한 업체는 EP로 제작되는 연료탱크의 개발을 마친
상태이다.

이밖에 가까운 시일내에 실린더헤드 역시 엔플라성형부품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또 항공용부품 산업용기계부품도 상당부분
EP소재로 대체될 전망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엔플라성형가공업체들이 영세하다는데 있다. 업체별
독자 역량으로 기술향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선진국수준을
따라잡기 위한 관련업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엔플라소재를 이용한 부품가공업체들은 전후방연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지생산업체와 부품수요업체가 신제품개발지원을 통해 기술수준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형가공및 응용기술향상은 수지생산업체 부품가공업체 수요업체 3자간의
연계로만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익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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