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대우의 계열사합병에 이은 현대그룹의 계열사 분리.합병결정은
대기업그룹들의 계열사 정리작업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22일 금강개발산업과 한무쇼핑 현대해상화재보험
현대알루미늄공업등 4개사를 그룹에서 분리독립시키고 한국산업써비스등
4개사를 다른 계열사에 합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의 이같은 결정은 정부의 업종전문화와 대기업의 소유분산정책에 적극
동조한다는데서 이뤄진 것으로 다른 대기업그룹의 계열사분리 내지는
통폐합작업시기를 크게 앞당기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는 계열사정리작업을 더욱 가속화시켜 단시일내에 소그룹으로
분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이번 조치가 이미 지난 대선때부터 정주영명예회장이
밝혀온 소유분리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정명예회장은
지난3월초 동경과 김포공항에서의 잇단 기자회견에서 "그룹계열사를 1년내
완전 분리시키겠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첫조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새정부의 "무언의
압력"이 그만큼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라는게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물론 이번 계열분리는 재산분배의 정해진 수순이기도 하다.

금강개발과 한무쇼핑은 정명예회장의 3남인 몽근씨가,현대해상화재보험은
7남인 몽윤씨가 각각 맡게된다. 현대알루미늄의 분리는 90년 사망한 4남
몽우씨의 미망인 이행자씨에 대한 배려인 것으로 보인다.

금강개발은 현대백화점 4개점포와 경주현대호텔 울산다이아몬드호텔
강능동해관광호텔등 호텔체인,금강휴게소,슈퍼마켓등를 운영하는 연간매출
4천3백억원규모의 상장기업이다. 대주주인 정몽근회장이 24.9%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른 계열사나 특수관계인의 출자지분은 극히 미미하다.
다만 금강이 상선(10.7%)전자(4.4%)석유화학(2.6%)에 출자한 지분의 해소가
문제이지만 이들 업체가 모두 비상장사여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소유법인으로 무역협회가 45.9%로
대주주이나 금강이 위탁경영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이 27.2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심현영현대산업개발사장이 사장을 겸직하는등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어 현대계열사로 분류돼왔다. 정몽근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을
인수,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화재는 정몽윤사장이 21.7%의 대주주이다. 현대중공업이
10.2%,정세영그룹회장의 외아들인 몽규씨가 7.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현대투자자문에 10.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알루미늄은 지난87년 현대건설에서 독립한 업체로 아직 건설이
대주주이다. 그러나 이지분은 곧 이행자씨가 인수할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새시등의 생산업체이다.

<>.현대그룹은 2단계 계열분리작업도 추진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건설
자동차 석유화학 종합상사등 주력기업은 아직 영역구분이 이뤄지지
않았으나<>정공 강관 자동차써비스 산업개발 중장비 인천제철(몽구씨)
<>전자 상선 엘리베이터(몽헌씨)<>중공업(몽준씨)<>국제종합금융(몽일씨)
등은 정명예회장 아들들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2차계열
분리가 크게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이때문이다.

<>.현대의 계열분리는 다른 그룹에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

대우그룹은 지난19일 대우시코스키항공을 정리,대우중공업에 사업을
통폐합한데이어 대우모터 대우아피안테크놀로지 대우정보시스템등을
상반기중 흡수합병식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또 올해안에 주요1개기업
분리방침에 따라 대우통신의 독립경영을 추진중이다.

한진그룹도 지난14일 대한종합운수 극동해운 유니온익스프레스등 3개사의
합병을 발표한데이어 하반기중 평해광업개발등 3개사를 추가로 합병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한솔제지 신세계백화점을 분리한 삼성그룹은 전자를 중심으로한 전기
시계 광주전자 데이타시스템 의료기기등의 합병과 중공업 항공의 합병을
검토중이다. 제일합섬 안국화재 삼성코닝등은 분리대상에 올라있기는 하나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91년부터 61개 계열사를 54개로 줄인 럭키금성그룹은 산전 계전 기전
하니웰등 산전CU(문화단위)4사의 합병과 럭키석유화학을 (주)럭키에 합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선경은 유공에라스토머 훅스 하이몬트 옥시케미칼의 합병과 YS&C와
선경정보시스템의 합병방안을 모색중이다.

한화그룹은 한국자동차부품 한양소재를 각각 한국종합기계 한양화학에
합병시킨다는 방침이다.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