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떼돈을 번다는데 증권주는 왜 안오르나"
최근 일반투자자들로부터 이런 질문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거의 두달 가까이 이어져온 상승국면에서 증권주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못해 이제는 오를 때가 아니냐는 기대섞인 질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달 6일 이후 한달반동안 20%(1백30포인트)가량 오르는
과정에서 증권주가 뚜렷한 강세를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 철강 자동차
전자주가 차례로 2~3일씩 대부분 상한가를 기록하는 초강세를 나타내며
장세를 선도한 반면 증권주는 오른다는 느낌을 줄 정도의 강세는 거의
없었다.

주식시장의 활황때면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오던 증권주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상승국면에서는 철강 자동차 전자등 대형제조주에 밀려
제대로 선두에 나서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주의 한차례 장세주도 기대와 풍성한 재료를 바탕으로
4일째 이어지는 조정국면에서 증권주에 관심을 기울여볼만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무척 좋아졌고 올해도 이 추세는 이어질 것이란 등의
재료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증권감독원이 27일 공식 발표한 92사업연도 증권사 실적에 따르면 모든
증권사가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세전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7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8월이후 주가상승및 거래증가 금리하락등에 힘입어 상품채권
운용이익과 채권매매수탁수수료수입이 큰폭으로 늘어난데다 만성적인
적자요인이었던 상품주식 운용에서도 상당한 이익을 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해도 이런 요인이 전반적으로 이어져 순이익이 80~1백%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경기회복과 함께 기업들의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 증가(40%예상)로
인수주선수수료 수입도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산업개편으로
수익기반의 다변화와 재무구조 개선등이 기대돼 올해를 고비로 "증권산업의
안정화 정착"을 기대해볼만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재료가 곧바로 증권주의 상승세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우선 재료의 신선도나 영향력이 약해 보인다는 점을 손꼽는다. 지난
사업연도의 흑자전환은 이미 주가에 반영된데다 올해 호조예측은
경기회복을 등에업은 제조업의 실적호전에 비해 강도가 약한 재료라는
분석이다.

증권주가 소리소문없이 많이 올랐다는 점도 부담스런 대목으로 지적된다.
지난26일 증권업종지수는 종합주가지수가 올해들어 가장 낮았던 지난
3월6일에 비해 25.0%가 올라 종합주가지수 상승률(20.6%)을 웃돌고 있다.
이기간중 가장 많이 오른 운수장비업종(37.7%)이나
기계(34.3%)철강(31.0%)전자(30.3%)등에 비해서도 별로 낮다는 느낌이
안든다는 평가이다.

최근 장세를 주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이미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증권주에 더이상 눈길을 주지않아 일반투자자의 힘만으로 증권주를
밀어올리기 힘겹다는 인식도 상당히 넓게 퍼져있다.

이들은 당분간 증권주가 단기급등하면서 장세를 주도하기는 어렵고
조정국면이 마무리된후 전체장세가 상승세로 돌아서면 뒤따라 오르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반투자자의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경우 대중주의 대표인
증권주가 한차례 장세를 선도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