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안영모동화은행장을 구속키로함에 따라 금융계가 헤어나기 어려운
충격속으로 빠져들고있다. 80년 변혁기때 은행장들이 불명예퇴진했으나
비위혐의로 행장들이 무더기로 퇴진 또는 구속되는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금융계를 공포에 가까운 긴장속으로 몰아가고있다.

안행장의 구속은 특히 사정당국의 강한 의지를 엿보기에 충분한 것이어서
경우에따라선 경제계 전체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계에서는
안행장외에 은행장및 전무급 2~3명이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들었다는 소문이
많다.

특히 안행장이 불법대출하고 커미션을 받은 기업의 관계자들에게도 불똥이
튈게 뻔하다. 금융계에선 또 문제의 기업들이 거론되고있다. N기업
K개발등 대구지역건설업체들이 그 대상에 올라있다.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이나 이들기업이 박철언의원등 5,6공 정치권의 실세였던
TK(대구.경북)그룹과 직간접으로 연결되어있다. 이런 점에서 안행장구속을
구정치권 실세들의 거세와 연결지어보는 측이 많다.

검찰은 지난21일 오후 동화은행비서실에서 경비관련 자료를 압수해가
누구에게 커미션이 갔는지 곧 밝혀질것 같다. 불법대출혐의가 있으나
대출관련서류는 가져가지 않았다.

안행장은 받은 커미션을 그를 포함한 임원12명이 나눠썼다고 진술했으나
확실치 않다. 임원들이 나눠썼다면 구속이나 추가 문책이 잇따를수 있다.

금융계는 안행장의 사법처리후 다음 타깃은 누구냐에 주목하고 있다.
안행장을 포함,4명의 행장이 사정회오리에 걸려들었으나 사정바람은 더욱
거세지고있어 "이런 분위기에서라면 살아날 은행장이 아무도 없다"는
자조섞인 한탄이 쏟아지고있다.

은행감독원은 안행장의 연행사실을 연행된지 몇시간뒤인 21일 오후
늦게서야 알았으나 하루가 지났는데도 돌아가는 상황을 전혀 모른다며
난처해했다. 이용성 은감원장은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알수없다"며
"도대체 은행장이 얼마나 물러가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단자업체들은 이번 검찰의 수사방향이 구TK세력의 정치자금조성과정을
추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있는 것으로 판단,기존거래업체들중 TK세력과
"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을 대상으로한 정밀심사분석에
착수했다.

단자사들은 이와관련,대구.경북지역 소재기업들을 우선적인 심사대상으로
선정하고 심사결과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대출금회수등
적극적인 "선제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계를 대상으로한
사정바람이 갈수록 강도를 높여가면서 명동사채시장에서 "검은 돈"을
굴려온 전주들이 대부분 모습을 감췄다.

재무부는 안행장의 연행사실과는 아랑곳 없다는듯 22일 부내 체육대회를
"결행",마치 강건너 불구경하는 모습이었다. 경기도 신갈에서 열린
체육대회는 사건발생 훨씬이전에 일정이 잡힌 것이긴 하나 금융계가 발칵
뒤집힌 상황에서 "공놀이"나 하고 있는 것은 지나치지 않으냐는
반응들이다.

대검은 안행장등에 대한 이틀째 철야조사 결과 안행장을 비롯한
임원12명이 90년부터 92년까지 매월 3천만원씩 정기적으로 공금을 횡령해온
사실이 밝혀지자 "경영진의 총체적 부패"라며 아연실색했다. 그러나
안행장등에 대한 이틀째 철야조사에도 불구,정치권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간
흔적이 없자 검찰은 다소 실망하는 눈치다.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안행장은 금융계에서 그동안 끊임없이 나돈
잡음의 중앙에 위치해 있었다는 후문이다.

안행장은 특히 한일은행장 재직시절부터 내부인사와 관련,구설수에
올랐었으며 동화은행 초대행장으로 내정된 뒤에도 사원채용 과정에서
시비가 일었었다는 것이다.

<고광철.정구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