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 다복"의 생각이 흐려진 것은 꽤 오래전 부터의 일이다. 바로 전
세대까지만 해도 되도록 많은 자녀를 거느리는 것이 당대의 행복일뿐
아니라 조상에 대해 효심을 다하는것이었다.

그런데 대입부정의 파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전직 대통령의 딸의
외화문제로 말썽의 대상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무자식 상팔자"란 말이
시정의 새 유행어로 되어버렸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는"세태가 되고만 셈이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1세의 어머니 마리아 라모리노는 12명의 자녀를
낳았고 그중 8명을 성인으로 성장시켰다. 이들 자녀중에서 4명이 제왕의
자리에 올랐고 2명이 왕비,그밖의 자녀들도 공작의 부인이거나 귀족의
반열에 끼였다. 제왕의 대명문가족이 형성된 것이었다.

물론 이들중에서 제일 큰 권력을 휘두른 것은 둘째아들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였고 장자인 조세프는 스페인왕에,제롬과 루이스는 각각
베스트팔렌(독일)과 네덜란드의 국왕이 되었다. 딸들도 나폴리왕국의
왕비를 비롯해서 당시의 유럽을 지배한 크고작은 공국의 부인이 되었다.
마담 라모리노가 "제왕의 어머니"로 유럽을 석권할수 있었던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그녀의 자녀들이 유럽대륙을 거의 빈틈없이 장악하고 있었으니
그녀의 권력또한 무시할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제왕의 어머니"는 가장 불행한 여생을 보낸,여인으로 역사는
기록한다. 절대권력을 휘둘러온 나폴레용은 외딴섬에 유폐되어 세상을
떠났고 그가 권력에서 밀려 나자 나머지 형제들도 모두 실권하거나
죽어갔다. 마담 라모리노는 나폴레옹이 타계한뒤 꼭 20년을 더 살면서
슬프고 외로운 여생을 맛보았다. 보통사람들보다도 더 뼈저린 고독속에서
노경을 마감했다.

우리들 서민들이야 아무리 자식들이 많기로 황제에 오르거나 왕비의
자리를 꿈꾸는 것도 아니다. 기껏해야 곱게 길러 대학이라도 졸업해서
착한 한 시민으로 성실한 인생을 보내주기만 기대할 따름이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모순투성이의 입시제도,부패한 교육관계자들이 건재하는한
이같은 소박한 꿈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자식없는 부부는
사랑의 진미를 알수없으며 태양의 빛을 잃은 지구와 같다"는 말도 기억해
둘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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