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의 대CIS진출전략이 종전의 러시아 중심에서 벗어나
중앙아시아쪽으로 급속히 방향을 전환하는 양상을 보이고있어 주목된다.

올들어 카자흐공,우즈베크공등에 일본대사관이 설치되는 한편 일본기업의
사무소 개설과 투자유망지역의 발굴활동이 두드러지고있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정정이 안정되어있는 카자흐공화국의 경우 지난
2월에만도 이토추사를 비롯 미쓰비시,닛쇼이와이,미쓰이,초오리사등이
잇달아 사무실을 열었다.

지난 2월에는 40여명으로 구성된 민관경제사절단이 두번째로
중앙아시아지역을 순방했고 올해중 모두 4차례의 대규모사절단이 이지역을
방문해 경제협력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 하반기에는 중앙아시아 지역을 순방하는 대형 일본상품전시회를
개최할계획이어서 일본의 중앙아시아공략이 본격적으로 개시됐다는 인상을
풍기고있다.

일본은 그동안 중소기업은 극동,대기업은 유럽쪽 러시아시장이라는 뚜렷한
지향성을 갖고 움직여왔으나 최근 들어 러시아시장에서 대거 철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있는것이다.

일본대기업의 경우 우선 스미토모가 올해중 적어도 약 40%의 모스크바
주재원을 줄이는 것을 비롯 미쓰비시 이토추등 대부분의 러시아주재
일본기업이 인원및 예산에서 40~50%의 삭감을 추진하고있다.

일본의 이같은 대폭적인 러시아시장 철수움직임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외국 무역업계는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왔었다.

일본은 지난해 러시아와의 무역에서 전년대비 약36%나 급감한 40억달러의
무역고를 기록했다. 일본의 대소무역은 지난 56년 국교회복직후부터
꾸준히 증가,80년대 후반 약60억달러수준까지 증가했었다.

일본과 러시아의 무역이 이처럼 급감한것은 지난해 러시아의 무역액이
전반적으로 약 23%이상 크게 줄어든점외에도 쿠릴열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간 분쟁이 악화된 것이 일본 민간기업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기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일본의 특유한 민관일체적 대외 전략을 익히 알고있는 국제무역업계에서는
일본기업의 러시아시장 철수 내지 축소에 어느정도 일본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까지 생각하고있다.

이 와중에 일본의 중앙아시아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어 일본기업의
대CIS시장 전략이 기업차원에서도 전면적인 변화를 추구하고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구소련해체이후 현재까지도 중앙아시아 쪽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다. 중앙아시아쪽은 그동안 미국 독일 이탈리아의 대기업들이 주로
석유등 자원개발을 위해 진출해 왔다.

우리나라 기업으로는 삼성그룹이 합작무역회사를 설립해 운영중이고
대영모방이 카자흐공화국의 수도 알마아타에 의류회사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활동하고있다.

우즈베크공화국에는 대우그룹이 대규모 자동차공장 설립을 추진중이고
부산출신의 한 개인기업인이 피혁회사 설립을 위해 활동중인 정도이다.

여기에 일본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은
이지역에서 자원개발분야에의 참여를 적극화할 계획으로 알려져있다.

자원개발과 관련해서는 벌써부터 일본이 중앙아시아국가별로
약15억달러씩의 차관을 제공할 것이라는 루머가 현지에 나돌고있어
경쟁기업들을 긴장시키고있다.

일본기업의 이같은 방향전환이 어떤결과를 엮어낼지는 미지수이다. 다만
정치적으로 복잡한 러시아를 일단 우회하고있다는 점,활동반경이
CIS전체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업계가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일본이 결코 CIS시장을 포기하고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기업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모스크바=정규재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