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터즈 위크-. 올해도 어김없이 4월의 둘째주가 돌아왔다.
제57회 미매스터즈대회가 드디어 이곳시간 8일 총90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미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전장6천9백5야드.아웃3천4백65.인3천4백40야드)에서
개막된다.

미국프로66명,외국프로22명,아마추어2명등 90명의 세계골프스타들은
오거스타의 "그린같은 페어웨이""유리알같은그린"에서 저마다 세계최고의
명예를 노리고 있다. 메이저대회중 유일하게 한장소에서 개최되는
대회,선수 초청제,고정관중에게만 입장배지를 파는
패트론제도,코스내에서의 기업광고를 철저히 배제하며 오로지 골프에만
집중하는 분위기.

이같은 매스터즈의 "유별남"은 이제 국내 골프팬들에게도 익숙할 것이다.

<>."자고나니 누가 우승했더라"식이 되면 재미가 없다. 혼자라도
좋고,친구와 함께라도 좋으니 "우승자 알아맞히기"를 해보자.

"전망"에는 정보가 필요하다. 그 정보는 이제까지의 매스터즈역사와 가장
최근의 "선수파악"에서 출발한다.

매스터즈는 어느날 갑자기 한 선수가 튀어나와 우승하기는 힘들다. 매년
"같은 장소개최"는 오래 참가한 베테랑선수들에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웬만한 선수들은 홀마다 클럽선택과 방향설정의 "공식"이 만들어져 있다.
메이저대회중 가장 빠르고 굴곡진 이곳 그린에서 3퍼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프로치샷의 각도 설정이 좋아야하고 그 어프로치샷은 티샷의 방향성이
가름한다. 스코어메이킹은 자신의 공식에 얼마나 충실한 샷을 날릴수
있느냐로 좌우되는것.

자신의 공식대로 샷을 꾸밀수 있는 실력과 엄청난 중압감을 이길수 있는
경험만이 가능성을 붙잡을수 있는 셈이다.

<>.그런면에서 우승후보 1순위 그룹은 그레그 노먼(38.호주),닉
프라이스(36.짐바브웨),닉 팔도(36.영국)를 꼽고싶다. 그다음 2순위는
미국의 데이비스 러브3세,프레드 커플스,레이 플로이드등이 눈에 보이고
3순위는 래니 워드킨스,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톰왓슨,베른하르트
랑거(독일)등을 들수 있다.

이번에 가장 주목되는 선수는 그레그 노먼이다. 과거의 노먼은 그의
인기에 편승한 심정적 관심이 많았지만 금년만큼은 "기록"이 그의 가능성을
설명한다. 지난해 9월 캐나디언 오픈 우승으로 27개월동안의
무승슬럼프에서 탈출한 노먼은 특히 금년시즌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노먼은 3월의 도랄라이더 오픈 우승을 따냈고 금년시즌들어 각종대회에서
대부분 10위권안에 랭크됐다. 4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올랐던 지난 86년도가 노먼의 "제1전성기"였다면 금년이 그의
"제2전성기"가 될 소지가 농후하다는것. 노먼의 매스터즈는 숨가쁜
드라마와 깊은 좌절의 범벅이었다. 86년엔 잭니클로스의 믿을수 없는
최종일 65타로 2위에 그쳤고 87년엔 래리 마이즈의 기적같은 칩샷으로
연장에서 물러났다. 89년엔 우승자와 1타차 3위.

"나의 실수는 그같이 뼈아픈 역사를 내가슴에 너무 오래 묻어둔
것이었다"고 7일 기자회견에서 말한 노먼. 그는 과연 과거를 잊고
현재에만 집중할수 있을 것인지.

닉프라이스의 상승세도 노먼과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 미PGA선수권
우승으로 7년간의 무승에서 벗어난 프라이스는 그후 더욱 질주,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금년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까지 따냈다. 더욱이
프라이스는 지난 86년에 63타(33.30)의 매스터즈 18홀 최저타수기록까지
세운바 있어 자신감도 넘친다.

"큰대회골프"에서는 최근의 상승세선수를 주목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먼과
프라이스는 분명 "얘기"가 된다. 닉팔도의 견고함은 더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독자들은 프레드 커플스,톰카이트,바예스테로스등이 언급되지 않는것
의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요즘 정신적 또는 육체적으로 극히 좋지않다.

커플스는 특히 이혼문제로 피곤할대로 피곤하다. 아내 데보라와
이혼소송중인 커플스는 소송비용만 34만달러(약2억7천만원)이상을 날렸고
매월 5만2천달러(약4천1백만원)를 데보라에게 줘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놓고있다. 같이는 못살겠고 돈문제를 둘러싼 소송은 계속되고 있으니
그 후유증이 골프에 나타날수 밖에 없다는게 중론이다.

톰카이트와 바예스테로스는 모두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 카이트는 3주전
가족과 함께 디즈니랜드에 놀러갔다가 허리를 삐어 지난6일 연습도중
통증으로 철수했다. 대회참가자체를 취소할지도 모르는 중증이다.
바예스테로스역시 3월중순 튀니지오픈 이래 허리통증으로 3주계속 쉬고있는
상태.

한편 이안 우즈넘은 구질이 드로인데도 정반대로 볼이 나가는등 "왜그런지
모르겠다"는 정도로 요즘난조이고 페인 스튜어트,레이 플로이드등은 퍼팅이
부진한편. 지난해 미상금랭킹 2위인 데이비스 러브3세는 29세라는 나이가
어딘지 중량감이 없는 그낌이다.

금년들어 프로첫승을 올린 왼손잡이 필 미켈슨도 주목되는 선수인데 만약
그가 우승하면 존 댈리의 PGA선수권우승이상으로 떠들썩 할것이다.

<>.골프는 그러나 실력만으로 우승하는것이 아니다. 특히 메이저
우승에는 어떤 "도와주는힘"이 있어야 한다. 운이라 표현할수도 있는 그
"제3의 도움"은 최근의 매스터즈 역사도 증명한다. 91년엔 톰왓슨이
최종라운드 6홀을 남기고 이글2개를 잡고도 우승하지 못한 비운이 있었고
작년엔 프레드 커플스의 12번홀(파3)티샷이 물에서 60 떨어진 지점에
멈추는 행운이 우승으로 연결됐다.

금년에도 어떤 해프닝이 일어날지 모른다. 분명한것은 선수들의 입술이
바짝 바짝 타들어갈수록 관전자의 흥미는 더해진다. 골프는 이래저래
잔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