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은 8일 상공자원부에 제출한 "한미간 FTA협정체결의
필요성과 과제"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세계경제의 글로벌화와 블록화등
대내외경제여건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대시장인 미국과의
전략적인 제휴가 필요하며 그 방편의 하나로 두나라간 FTA협정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내용을 간추린다. <편집자>

선진주요국간 무역전쟁과 지역주의화 추세속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국제시장에서 선진국들에 밀리고있을뿐만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등 후발개도국들로부터 거센 추격을 받고있다.
더욱이 갈수록 두드러지고있는 세계경제의 글로벌화 추세를 감안할때
우리의 선택은 국제화와 시장개방을 촉진,세계시장에서 주요기업들과의
경쟁을 확대하고 외국의 선진기술과 자본을 활용하는 개방적 발전전략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경제를 둘러싼 각국과의 관계와 비중을 감안할때 가능한 전략적
제휴대상국으로는 <>인접한 경제대국 일본과 막대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거대한 시장과 첨단기술의 미국등이 고려될수있다.

이와관련,<>시장의 개방성<>기술수준의 정도<>경제구조의
상호보완성<>정치군사적 관계<>역사적 국민정서적 관계등에 따라 비교
검토할때 미국과의 전략적 제휴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한
가능한 수단으로 한미간 FTA가 검토될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로서는 미국과의 FTA체결에 따르는 득실을 전반적으로 점검,미리
대응방안을 마련해두는 일이 시급해졌다.

한미FTA체결의 우리측 이득으로는 첫째 안정적인 대미경제관계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수 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장벽과
섬유 철강등에 대한 각종 비관세장벽이 제거돼 미국시장에 안정적으로
접근할수 있게 될것이다. 또 미국기업들의 대한직접투자가 촉진돼
대미기술협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둘째로 미국과의 포괄적인 협상테이블이 마련될수 있게 될것이다.
미국과의 사안별 통상협상과 압력에 의한 개방보다는 우리의 국익을 충분히
고려,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에 의한 개방화와 국제화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대한인식을 개선시킬수 있을 것이고 미국과의
통상마찰및 분쟁에 대한 효율적인 해결메커니즘도 갖출수 있게된다.

국제화의 급속한 추진과 경제구조조정 촉진등의 효과도 뒤다를 것이 .
미국기업의 국내시장진출에 따른 경쟁체제도입으로 국내시장의 유효경쟁이
촉진될수 있다. 또 미국과의 시장통합으로 규제제도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자의성"이 제거돼 정경유착등 부패구조가 단절되는등 국내제도가
국제적 수준으로 한단계 높아질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는 새정부의
개혁정책과도 만자아떨어져 경제적 효율을 한층 높일수 있게된다.

또 일본 EC(유럽공동체)등 제3국과의 협상력이 제고될수 있다는 측면도
무시할수없다.

미국측도 FTA체결에 따르는 이득이 적지않을 것이다. 우선 미국 상품과
기업의 대한시장접근이 확대된다는게 큰 메리트가 될것이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큰시장일 뿐 아니라 계속 누적되고있는 미국의
대한무역적자를 해소하는데도 도움이 될것이다. 또 미국의 고도과학기술을
한국에 접목,상업화를 촉진시킬수도 있다. 우리나라를 중국과
동남아시장에 진출하는 유리한 기지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주요교역대상국인 일본에 대한 견제수단으로도 한미FTA를 활용할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한미 두나라에 모두 FTA체결로 얻어지는 이점이 적지않은 반면
추진과정에서의 어려움이 큰 난제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측에서 볼때는
다자간협상에 미국의 목소리가 약화되는 요인이 될 소지가 없지않다. 또
멕시코등 이미 체결이 예정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입국들의 반대에
대한 설득도 쉽지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한국의 미국시장진출확대를
두려워하는 자국업계를 설득하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입장에서의 걸림돌도 만만치않다. 우선 국내정치적 어려움이
가로놓여있다. 시장개방과 경쟁도입에 대한 업계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시킬 것인지가 큰 과제이다. 반미감정의 유발도 우려된다.

국내산업구조의 급변과 경제종속에 대한 우려도 간과할수없다. 일부
비교열위산업의 사양화가 가속 될 것이며 급속한 산업구조조정에 따르는
실업발생,노동자의 재교육등으로 인한 비용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의 과도한 특화및 분업화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국내제도의 급격한 변경도 쉽지않을 것이다. 여기에 미국외 국가와의
경제협력에도 부담이 되는 측면이 적지않다. 다자간 협력에서의 후퇴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돼 국제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여러요인을 감안,신중하고 체계적인 대미FTA협상추진이 필요하다.
우리의 대응과제로서는 국민적 합의도출과 대국민설득이 긴요하다. 또
규제의 대폭적인 완화와 시장개방일정의 단축이 필요하다. 농업 금융등
서비스시장의 개방계획도 수립되어야 한다. 공정무역관행의 정착도
필요하며 FTA로 상대적 불이익을 안게될 업계의 피해를 극소화하기위해
보상제도를 강구하고 구조조정을 촉진해 나가야 한다. 국내산업의
경쟁력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강화되어야할 것이다.

한미FTA가 실현되기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우선
미국의회의 NAFTA에 대한 비준이 이루어진후에나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나라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입이후에나 실현될수도 있다. 체결형태도
양국간의 쌍무적인 협정이외에 우리나라가 NAFTA에 추가가입하는 방법이
될수도 있다. 또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만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등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과 동시가입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수 있다.
우리로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여러경우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