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공위원장인 민자당 오세응 의원(성남 중원.분당구)이 지역구
주민의 땅을 무상으로 증여받으면서 매매거래를 통해 사들인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며 증여세를 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원래 땅 주인의 가족들은 증여한 땅보다 많은 면적이 오 의원 소
유로 넘어갔다며 땅 반환을 요구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오 의원은 이번 재산공개에서 자신 소유의 경기도 광주군 광주읍 목현
리 492-1, 2 두 필지 밭 9백16 (2백77평)를 시가 기준으로 1억1천1백만
원으로 신고했다.
토지등기부에는 이 땅이 85년 4월2일 매매거래가 이루어져 다음날인 4
월3일 소유권 이전을 마친 것으로 돼 있으나 2일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실제로는 땅 주인인 장복성(91년 사망 당시 96살.목현리 497)씨로부터
무상증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 의원은 12대 민정당 국회의원 시절인 85년 3월께 당시 지역구인 목
현리 마을을 방문해 이 마을 경로당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땅
주인 장씨의 아들 순석(92년 5월 사망 당시 72살)씨로부터 이 땅을 무상
으로 주겠다는 제안을 받아 땅을 소유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오 의원은 땅값의 25~55%를 물게 돼 있는 증여세를 내지 않고
매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처럼 서류를 거짓으로 꾸며 얼마 안되는 취득세
만 낸 것으로 드러났다. 오 의원은 이 땅의 소유권 이전 절차를 밟으면서
85년 3월31일 성남시 단대동 4395에서 현재 경기도의회 의원 유아무개(52
)씨 집인 광주읍 경안리 35-1로 주민등록을 옮긴 뒤 소유권 이전을 마치
고 같은해 8월13일 다시 성남으로 옮기는 위장전입 편법을 쓴 것으로 밝
혀졌다.
한편 장순석씨의 셋째아들 종수(33)씨 등 가족들은 장씨가 오 의원에게
주기로 한 땅은 2필지가 아닌 목현리 492-1 1필지 4백53 였던 것으로 알
고 있는데 2필지 모두가 오 의원 소유로 넘어갔으며 당시 아버지 장씨는
알콜중독 증세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고 땅 소유자로 돼 있던 할아
버지는 노환에 중풍까지 앓아 의식조차 없었는데도 나머지 가족들과 협의
없이 소유권을 이전했다며 이 땅을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의원은 "장순석씨로부터 땅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뒤
국제의원연맹 총회 참석 등으로 외국에 나간 사이 당시 수행비서인 박상
수씨가 장씨를 만나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땅
을 준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그 뒤 몇년 동안 장씨에게 용돈 명목으로
30만~1백만원씩 모두 2천만원 가량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
의원은 증여세 포탈에 대해서 "당시 부동산 소유권 이전에 관한 법률 개
념이 없어 잘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