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김형철특파원]정주영전현대그룹명예회장은 4일 말레이시아합작
트럭공장건설계획,야쿠츠공화국에서 한국에 이르는 대규모
가스파이프매설공사계획등 새로운 사업청사진을 제시했다. 정회장은 이날
동경시내호텔에서 동경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은 계획을 밝히면서 앞으로는
기업경영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그는 사실상 현대그룹의
명예회장으로의 복귀를 선언한 셈이다.

정회장은 동남아순방의 성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
동남아지역의 자동차시장전망이 밝은 만큼 말레이시아에 합작방식으로
소형트럭공장을 세우기로 마하티르 총리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이어 러시아대륙을 횡단하는 대규모가스관매설공사는 러시아및
야쿠츠공화국측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대북한관계만 해결되면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대북한출자및 합작사업등은
핵사찰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어려울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회장은 일본의 일부신문들이 현대그룹의 제철소건설계획을 보도한것과
관련,"앞으로 하고 싶은 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예를
들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말한 것이 잘못 전해졌다고 이를 부인했다.

그는 또 여신규제등 정부규제로부터 벗어나기위해 50개에 이르는 그룹사를
해체,전문화 독립경영체제로 이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회장과의 인터뷰 요지를 간추린다.

-새정부에도 자금지원을 해줄것인가.

"김대통령은 정치자금을 요청안할걸로 본다. 또 요구하지도 않겠다"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의 차이는.

"한국기업은 오너경영이 많고 일본기업은 법인자체가 부를 갖고있다.
한국기업도 "3세"때부터는 그렇게 될것이다. 일본도 이렇게 되는데
50~60년이 걸렸다"

-그룹해체얘기가 있는데.

"여신관리규제등 정부통제에서 벗어나려면 회사별로 전문화하는게 좋다"

-어떤식으로 할것인가.

"일본식 그룹해체모델이 될것이다. 일본의 기업그룹들은
수요회,목요회등에서 중요사항을 결정한다. 나는 현대산하기업의 주식을
갖고있으니 인사권을 갖고 있으면 될것이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통제가 아닌가.

"그렇더라도 과거보다는 약해질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하고싶은 사업은.

"야쿠츠공화국에 최대의 가스유전이 있다. 야쿠츠공화국과는 가스관라인
사업을 하기로 서명했다. 야쿠츠정부도 적극적이다. 정부가 허용하면
이에 나설 것이다"

-북한문제는 누가 해결하나.

"러시아측이 맡기로 돼있다. 가스를 북한에 주면 되므로 어려울게 없다고
생각한다"

-고속전철 반대입장은 불변인가.

"그렇다. 비행기로는 1시간거리,기차로는 5시간 거리다. 2시간정도
줄이려고 6조~10조원을 들일 필요가 있겠는가. 그것도 차관이다. 그러나
동북아발전을 위한 신공항건설에는 찬성이다"

-현대그룹의 주력회사는.

"역시 자동차이다. 이정도 투자하려면 1조달러는 들어갈 것이다"

-말레이시아 공장건설 계획은.

"엔진은 한국에서 제공하고 차체는 말레이시아에서 생산,조립하는 방식이
될것이다"

-완전 은퇴하거나 고문정도의 역할을 할 계획은 없나.

"내성격상 그렇게는 못한다. 계속 일선에서 참여할 것이다"

-김대통령과 화해하기 위해 김윤환씨를 만났다는 설이 있는데.

"그런 사실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