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의 취임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2월25일
김영삼대통령당선자가 제14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국민의 기대속에 새로운
문민정부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우리 국민이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게
되는 감격과 설렘의 이벤트가 아닐수 없다. 물론 새롭게 들어서는
문민정부도 우리 사회의 모든 고질적인 문제를 하루 아침에 해결할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은 지금 그 어느 대통령의 취임때 보다도
훨씬 큰 기대와 희망을 갖고 문민정부의 출범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조그마한 아쉬움같은 것이 남는다. 그
아쉬움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부이양의 절차와 과정이 어쩐지 지나치게
지루하고 비효율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12.18대통령선거이후
지금까지 60여일을 보내면서 과연 이처럼 긴 시간이 정부이양에 필요한
것인지,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꼭 필요한 기구인지도 다시 한번 묻게
된다. 정치 경제를 비롯한 모든 생활분야에서 지금처럼 비생산적이고
엉거주춤한 상태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은 결코 국익에 보탬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나 정권교체 내지 정부이양은 있게 마련이지만 우리처럼
정치상황이 복잡하고 경제사정도 어려운 형편에서는 정부이양에 따르는
국정의 공백기가 짧고,정부이양에 따르는 비용이 적을수록 좋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이양에 따르는 국정의 공백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면
앞으로는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대통령선거일을 최대한 늦게
잡는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 이번처럼 대통령선거를 최대한 앞당겨
실시함으로써 정부이양을 위한 준비기간이 길어진 경우에는 그 기간을
되도록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까지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해볼때 우리는 효율적인 정부이양준비를 하고
있는것 같지가 않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만들어져서 이런 저런
정부인수준비를 해왔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올렸는지 의문이다. 정부의 각 부처로부터 정무보고를 받고 정책수행에
따르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종합 정리해서 차기대통령에게 건의한 정도가
그 성과라고 한다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구성원들이 모두 새정부의
각료로 임명되지 않는한 그것은 별로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의 일은 구태여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아니더라도 정부의 각 부처가
보고서의 형식으로 직접 차기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같은 비효율적인 기구를 만들어서 시간과 예산만
낭비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대통령당선자는 당선확정후 최단기간내에
대통령비서진을 구성해서 대통령비서진으로 하여금 실무적인
정부인수준비를 하도록 하는것이 바람직하리라고 생각한다.
대통령비서실은 어차피 대통령의 뜻에 따라 대통령을 보필하면서 대통령의
손발처럼 움직여야하는 기구인만큼 취임할 대통령의 비서진이 물러날
대통령의 비서진과 협의해서 정부인수를 준비하고 새 대통령의 뜻에 따라
대통령취임후에 시행할 정책안을 마련해서 새 내각이 구성되면 집행토록
하는것이 보다 효율적인 정부인수의 절차라고 생각한다. 새 대통령의
비서진이 이번보다 더 일찍 구성되면 다소의 부작용도 있을수 있겠지만
새대통령이 올바른 인사를 하고,또 비서진들이 충분한 자질을 갖춘
인물들이라면 그러한 부작용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대통령비서실의 구성과는 달리 새정부의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료의 임명은
헌법이 정하는 절차 때문에 대통령취임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대통령당선자가 국무총리후보자를 미리 정하고 그와 협의해서
각료임명예정자를 선발하고 그들로 하여금 정부인수준비를 하도록 하는것도
하나의 효율적인 정부이양 절차라고 생각한다. 현행헌법상 대통령당선자가
국무총리를 임명할수는 없지만 국무총리후보자를 지명하고 그와 협의해서
각료후보자를 선발하는것은 정부인수를 위한 불가피한 준비행위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나흘후에 들어설 문민정부는 이번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는
효율적인 정부이양이 이루어질수 있는 합리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서 5년후를
대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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