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서예가 일중 김충현씨(73)의 서울동선동 4가310 자택에 5일밤 도둑이
들어 김씨가 소장한 겸제 정선의 산수화 8폭병풍과 또다른 산수화 1점, 5돈
쭝 짜리 순금 행운의 열쇠등을 훔쳐 달아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도난당한 산수화는 조선조 문인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정선의 독특한 화풍
이 담긴 수묵담채화로 한폭에 수천만원을 호가, 9점 전체 값은 수억원대에
이르는 희귀 미술품이다. 김씨에 따르면 5일 자정쯤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음
날 오전6시쯤 일어나 1층 거실에 나가보니 탁자등이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고
벽에 걸린 액자속의 가로 50센티미터.세로 1미터20센티미터짜리 산수화 1점,
유리로 덧씌운 병풍속의 산수화 8점(각 24.5㎝ X 33㎝)등 모두 9점이 유리가
깨진채 면도날로 보이는 예리한 칼로 그림부분만 도려져 없어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범인들이 평소 비워두고 있는 아래층 건너방의 열린 창문을 통해 침
입한뒤 곧바로 장지문이 닫긴 거실로 들어가 범행한 것으로 보아 집안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