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퇴치가 근대화의 중요한 과제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문맹은 거의
사라졌고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률에서 한국은 세계최고수준급이 되었다.
이것이 우리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교육받은 인력,그것이 바로
훌륭한 산업역군인 셈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경제는 선진국진입을
겨냥하면서 한계에 부딪쳐있다. "질"의 벽에 부닥친 것이다. 선진국이란
결국 모든면 면에서 질의 고도화를 의미한다. 우리는 아직도 양에 머물러
있다.

이것은 우리의 책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수 있다. 한국은
도서간행의 양적 면에서 세계10대출판국에 올라있다. 하지만 국민1인당
독서량이라는 질적 면에선 부끄럽기 짝이 없게 뒤처져 있다. 1인당 연간
독서량을 보면 일본인이 12. 7권 미국인이 10. 8권인데 비해 한국인은 2.
7권에 불과하다. 우리는 84년 3. 7권에서 늘어나지는 못할망정 30%나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독서문화로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어림없는
얘기다. 일본경제가 미국을 앞지른 것은 독서량에서 앞섰기 때문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공공도서관의 장서수를 봐도 한국은 국민1인당 0. 12권으로 국제기준의
20분의1에 불과하다. 페루 쿠바 말레이시아에도 뒤지고 있다.
공공도서관의 책구입비는 전체예산의 6. 3%밖에 안되며 1개도서관당
한해에 118만원이라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러한 문화풍토로서는
선진국을 꿈꾸는것 자체가 뜬구름 잡기일지 모른다.

어제 세종문화회관에선 "책의 해"선포식이 거행되었고 노태우대통령도
이에 맞춰 "책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원천"이며 "선진화와 겨레의 통일을
이끌어나갈 원동력"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출판계에서는
독서캠페인등 각종 행사를 펼칠 계획이다. 우리는 책의해의 각종행사가 큰
결실을 맺어 독서선진국 경제선진국에 이어지기를 간절히 고대한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금이 고작 10억원이라는데 실망하지 않을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본란은 기업들이 책읽기운동을 선도하는것이 가장
효과적인 독서문화창달방법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싶다.
정보화시대에선 지적수준의 제고가 바로 경쟁력향상의 원천이다. 기업의
경쟁력이 사원들의 독서량과 비례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서는 정보획득행위일뿐 아니라 우리들의 조급하고 대충대충 일하는
심성까지 바로잡을수 있다고 생각된다. 기업들이 경쟁력향상의 한
방법으로 책읽기운동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