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

임기 첫 해를 맞이하게된 김영삼 차기대통령의 새 정부가 올 한해 경제를
운용함에 있어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대내외 여건들을 다음과 같이 지적할
수 있다.

우선 대내적인 거시경제여건을 보면 그리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
몇년간의 내수과열에 따른 물가불안,국제수지악화등은 정부의 적극적
안정화시책에 힘입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거시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수진정과정에서 성장세가 예상보다 훨씬 둔화되어 경제성장률이 10년만에
최저 수준인 3%대로 급락하는등 경기침체의 부작용이 심각하게 표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년 9.3%상승에 비해 4.5%로 현저히 안정되고 있는
소비자물가도 근본적인 불안요인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 또한 전년에 비해 약 절반이 감소한 49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는 내수부진에 따른 수입감소 때문이지 본격적인 수출경쟁력 회복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근본적 개선을 이루었다고 할수 없다. 결국 현재
우리경제는 구조적 취약성을 내재한 채 성장감퇴에 따른 축소균형의 길을
밟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새정부는 경제활력을 회복시키고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데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반면 대외경제여건은 비교적 순조롭게 전개되고 있다. 냉전체제의 종식과
더불어 평화와 협력을 추구하는 국제질서가 정착되고 세계 각국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어 장기간 침체에 빠져있던 세계경제는
회복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특히 우리의 주수출대상국인 미국의
경기회복,유럽통합에 따른 EC시장 확대등은 우리에게 유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제원자재 국제금리의 지속적 안정 역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최근 미국 EC 일본등
3대경제권의 지역주의 추세의 심화는 그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우리에게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요청되고 있다.

그리고 정치 사회등 경제외적 환경 역시 호전되고 있음을 지적할수 있다.
김차기대통령이 사상유례없는 공정한 선거와 42%라는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에 그동안 경제에걸림돌이 되어온 정치
사회불안정이 상당 부분 해소될수 있으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와
아울러 최근 우리 사회내에 일고있는 "경제를 다시 살리자"는 분위기 역시
경제운용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게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향후 대내외 여건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제공해주고 있다. 따라서 새정부는 부정적 측면을
타개하고 유리한 측면을 적극 활용해 나가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차기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안될 경제정책과제는
어떠한 것인가. 이는 경제력을 배양하여 경제활력을 되찾는일,능동적인
대외정책을 수립하는일,민주화 국제화시대에 걸맞도록 각종 제도를
개혁하는일등 세가지로 요약해 볼수있다.

첫째 향후 새정부는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위한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것은 임금이 불과 4~5년사이에 3배로 올라 선진국수준이 된반면
생산성증가는 이를 뒤따르지 못했기때문이다. 기업이 이러한
"고임금"시대를 제대로 헤쳐나갈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정부는 우선
임금상승이 생산성향상범위내에서 이루어지도록 임금안정을 유도하는
정책적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고임금을
전제로 뛰는 우리기업들이 경쟁력을 되찾을수 있도록 새로운 기업여건을
만들어주는데 주력해야한다.

이를위해서는 먼저 크게 뒤떨어져있는 우리금융부문을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어야한다. 우리 금리수준은 15%대이며 금융비용부담률은 6.2%로
경쟁상대국에 비해 3배나 놓은 실정이다. 게다가 은행의 경직된
금융관행으로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돈빌리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앞으로 정부는 이같은 고금리와 높은 은행문턱을 해소하는데 최대한의
정책노력을 강화해야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실물경제흐름을 살펴
신축적인 통화관리를 펼치고 신용위주 대출관행을 정착시켜 나가야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실절적 금융자율화및 금융국제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금융서비스의 질과 금융부문 효율성을 높여 선진국
수준으로의 금리안정과 금융선진화를 이룩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낙후된 우리의 과학기술을 제고시켜야 한다. 선진 각국이
기술개발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까닭은 기술력이 국가경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경제력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기때문이다. "고임금"시대의
도래에 따라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더이상 지키기 힘들어진 우리경제의
새로운 활로는 다름아닌 기술력에서 찾아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기술개발을 중장기 경제정책의 핵심과제로 삼아 강력한 기술 드라이브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정부부문 과학기술투자를 확대하며 핵심선도기술의 전략적
개발을 적극 유도하는 한편 민간기업의 기술개발 유인을 촉진시켜 나가야
할것이다. 이와 아울러 외국인 투자환경을 개선하여 선진기술의 이전을
적극 유치하는데 힘써야 한다. 정부가 기술개발을 위해 보다 근본적으로
해야 할일은 기술개발의 주체인 우수 과학기술인력의 양성이라 할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면적 교육개혁을 단행해야 할것이다.

또한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제약하고 불편을 초래하는 불필요한
정부규제도 과감하게 완화해야 할것이다. 수많은 외국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떠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가 바로 지나친 정부규제 때문이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우리의 정부규제가 선진국에 비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와 있는지 알수 있다. 앞으로 정부는 창업절차를 비롯하여 기업활동과
관련된 각종 인.허가절차를 대폭 간소화함으로써 민간의 자율과 창의가
극대화될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규제는 자금난과 더불어
중소기업활동에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있는 만큼 이같은 규제완화는
효과적인 중소기업지원 대책으로서의 역할도 할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정부는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대외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대외관계를 수립해야 한다.

특히 향후 세계경제를 주도해 갈 미국 일본 EC등과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심화되고 있는 지역주의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여
능동적으로 지역경제협력에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아야 할것이다.

셋째 정부는 시대에 뒤떨어진 각종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혁함으로써 "안정속에 변화와 개혁"을 희구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국제화는 최근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반면 많은 제도와 체제들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어 사회및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새 정부는
앞으로 금융.재정개혁 교육개혁 행정개혁 토지개혁등 전반적인 부문에 걸쳐
과감한 개혁을 단행해 가야 할것이다.

그런데 모든 개혁을 하루아침에 이루려고 과욕을 부리게 되면 부작용만
커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개혁추진에 있어서 우선순위의 선정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앞서 지적한 대로 우리 경제가 당면해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활력저하에 있으므로 경제활력제고에 필요한 개혁은 조기에
추진하며 단기적으로 경제활력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개혁과제는 여건이
성숙되는 대로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새로 출범할 정부는 20세기를 마감하고 다가오는 21세기를 준비해야하는
중대한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고 있다. 향후 5년은 한국경제가 과연
선진경제권에 진입할수 있는지의 여부를 타진하는 시기가 될것이다. 올해
첫걸음을 내딛는 새정부의 앞날은 결코 어둡지 않다. 그렇지만 대내외
여건이 부여하는 도전과 기회를 포착하여 발전의 계기로 삼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여 국민들의 뜻과 힘을 모으는데 모든 힘을 경주해야
하리라고 본다. 그럴때만이 비로소 다가오는 21세기에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실현가능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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