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목] 21세기 대비.새 경영전략 알아본다<김형철특파원>
컴퓨터활용 국내외동향 한눈에
시스템화박차.마루베니 월2만건 이용실적

서울에서 온 어느 대기업의 인사부장 L씨는 최근 일본회사를 방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와 만난 일본인이 그의 신상에 대해 잘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 일본인은 10년전 그가 일본연수때
명함을 교환한 적이 있었다. L씨는 그를 잊었지만 일본인은 그후에도
"명함관리"를 계속해왔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명함을 받으면 날짜와 시간 장소 첫인상등을 기록해둔다. 또
술자리를 같이했으면 주고받은 이야기,좋아하는 노래제목등을 메모해둔다.
다음에 가라오케에 같이가면 "18번"을 신청,놀라게 하곤한다. 그러한
자료는 후임자들에까지 물려준다. 퍼스널컴퓨터가 일반화된 요즘 이런
일은 더 쉬어졌다.

"정보를 제압하는 자가 세계를 제패한다"
경제전쟁시대라는 요즘 일본기업들이 신앙처럼 여기는 경영전략이다.

새로운 컴퓨터시스템을 응용,일종의 "정보무장회사"를 구축하려
애쓰고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종합상사들쪽에서 두드러진다.
일본종합상사들의 "정보전"은 21세기를 앞두고 그 주도권 다툼에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보무장화를 위해 뛰고 있는 회사 가운데 이토추(이등충)상사는 특히
뛰어나다. 이회사는 영업그룹별로 "정보화추진실"을 두고있을 정도이다.
또 직능부문별로는 정보시스템기획부 정보시스템개발부 종합정보기획실을
두고있다.

현재 이토추의 정보무장요원은 3백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중엔 뉴욕 런던
싱가포르등에 파견된 해외정보요원들도 20명 가까이 된다.

이토추는 요코하마시에 "센추리 컴퓨터 센터"라는 정보거점을 두고있다.
이곳에는 IBM 후지쓰제인 초대형컴퓨터를 10여대 설치,24시간 가동중이다.
이토추는 일본회사들중 맨먼저 통산성으로부터
A급(전자계산기시스템안전대책기준) 판정을 받았다. 이회사는 또
1백억엔의 예산을 들여 고베에 또다른 정보거점을 세우기로 했다.
고베정보거점은 오는 94년도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토추는 회계 고객 물류 생산 판매 인사 외환등 5천종류이상의 데이터를
정보시스템화해 놓고 있다.

사내의 정보는 거래자등과 컴퓨터망으로 연결,협조체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도 이용된다. 이토추상사 섬유 그룹은 정보화가 제일 앞서있다.
이토추총매출액의 12%이상을 섬유부문에서 차지하고 있다. 이
섬유정보화추진실은 내부정보는 물론 경쟁회사거래선 섬유업계
물류정보등이 부가가치통신망(VAN)으로 연결돼있다.

정보무장화는 회사내의 특정부서에만 맡겨두어서는 안된다. 전사적인
정보마인드가 향상되지 않고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없다.

이토추는 이를위해 영업부문등에서 정보시스템부문으로 로테이션시키는
인사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영업맨이 정보마인드를 몸에지녀 현장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유턴"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토추의 "글로벌93"전략중 정보화전략은 이채롭다. 1전략형시스템
개발2신경영정보시스템 구축 3정보통신인프라 정비 4정보서비스산업
강화등이다.

마루베니(환홍)도 데이터베이스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92년2월부터
"콜리"라는 온라인시스템을 본격 가동중이다.

도쿄 오사카등의 본사를 비롯 지사 지점등에 총1천5백대의 단말기를
구비,종합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회사는 본사 심사부문에 거래실적이 있는 15만개회사들의 정보를
입력시켜놓고 있다. 이들회사의 연간매출액추이,자본금,종업원,과거의
거래상황,신용상태등을 빼 볼수 있다.

국내외정치 경제,해외상사들의 신용도,세계각지의 정기선 운항
스케줄,환율정보등이 구비돼 있다.

마루베니는 매월평균 2만건정도의 이용실적이 있다. 이 회사는 93년도에
세계 86개국 1백65개해외거점들의 최신정보를 컴퓨터망으로 접속시켜
수시로 이용할 방침이다.

매킨지 저팬의 오마에 겐이치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정보야말로 제1의 경영자원이다. 따라서 전사적 관점에서 정보의
중요성을 깨달아 이를 수집 정리하고 관리하며 재편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21세기는 정보시스템전쟁에 의해 기업의 성패가 가름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면 종] 7면 국제면
[저 자] 김형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