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새벽 1시 10분경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신천2리 89의 6 박순
희 할머니집에서 불이나 이 집에 혼자 살던 박할머니가 불에 타 숨진 채
로 발견됐다.

이 불을 처음 본 이장 민해근씨(49)에 따르면 새벽에 갑자기 박할머니
집에서 불길이 치솟아 주민 5, 6명과 함께 달려갔으나 안방문이 안으로
잠겨 있어 박할머니를 구할수 없었다는 것.

박할머니는 이에 앞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국어린이보호회
에 전화를 걸어 "내일 꼭 우리집에 방문해 달라"며 "내일 와서 내가 없더
라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장독대 소금독을 살펴보라"고 당부했다는
것.
경찰을 박할머니집 장독대 소금독에서 유언이 담긴 녹음테이프 4개와
1천만원이 예금된 국민종합통장, 현금 62만5천원, 대지 1백평규모의 박할
머니집(시가 3천만원 상당)에 대한 등기권리증과 건축물대장 등을 찾아냈
다.
녹음테이프에는 "이런 짓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세상살기가 싫어져 이
길을 택한다. 불이 난 집터를 매각해 통장과 함께 어린이보호회에 주어
불우아동장학금에 쓰도록 해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할머니는 지난 90년 5월에도 한국어린이보호회 회장인 뽀빠이 이상용
씨를 직접 집으로 불러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고 3천만원을
기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