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미국경제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기관들의 예측대로 미국경제가 과연 내년에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인지,이른바 클린터노믹스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것이 자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떤것일지 촉각을 곤두세워 주시하고 있으며 한편 긴장해 있다.
관심이 많기로 치면 한국도 예외가 될수 없다. 뭐니뭐니해도 미국은
우리에게 최대의 수출시장이다.

이번주초 이틀간 빌 클린턴미대통령당선자가 자신의 고향인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직접 주재한 경제대토론회는 바로 이같은 세계적 관심과
관련해서 생각할때 의미심장했고 많은 것을 시사한 모임이었다. 미전역의
학계와 재계인사 329명이 참석,CNN등 유선방송의 생중계속에 하루 10시간씩
마라톤회의로 진행된 이 토론회는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새로운 스타일의
접근이었다는 점이 우선 돋보였지만 그보다는 역시 미국경제의 고민과
한계를 전한 점이 중요했다.

미국경제가 지금 처해있는 상황은 독감정도가 아니라 암의 증세에 비유될
중병이라고 어느 전문가가 지적했을 정도로 미국의 경제상황은 상상외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한편으로 실행이
어려운 선거공약의 이행 부담에서 벗어날 명분을 찾기위해 필요이상 과장된
듯한 느낌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회복이 기대에 못미칠
것만은 분명해졌다. 경기를 부양할 정책선택의 폭이 극히 좁은 현실도
동시에 확인되었다.

핵심은 역시 재정적자문제이다. 지난9월말로 끝난 92회계연도중에도
재정적자는 예상을 훨씬 넘어 3,00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토론회에서 제임스 토빈교수는 600억달러정도의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재정부담으로 실시할 것을 권고했고 로버트 라이시교수는
예의 사회간접자본 투자확대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여 대담한 증세조치가
수반되지 않는한 미국경제가 재정적자의 질곡(질곡)에서 쉽사리 해방될
길은 없어 보인다.

요컨대 클린턴정부는 장차 경기부양을위해 재정적자확대를 감수하는
한편으로 적자축소를 위해 힘겨운 증세조치를 강구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미국의 경제회복이 생각보다 완만하고
더딜것임을 암시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도
당초의 회복전망을 최근에 하향조정하는 경향이며 또 하반기부터나
회복세가 눈에 띌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경제 그리고 세계경제가 내년에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적 예측에
지나치게 무게를 실은 경제운용계획은 빗나갈 위험이 많음을 미리 경고해
두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