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찰청이 불법선거운동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민자당쪽의 신고사
항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영장도 없이 현장을 급습하는 순발력을 보이고
있으나 민주.국민당쪽의 신고는 외면하거나 늑장수사를 벌여 형평에 어긋
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6일 경기경찰청과 민주.국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3시30분 두차례에 걸쳐 민주.국민당은 "성남시 중원구 상
대원1동 시계제조업체 (주)오리엔트가 민자당 김영삼 후보의 이름과 대도
무문이 새겨진 샤갈 손목시계 11만개를 제작하고 있다"고 성남 남부경찰
서에 신고했다. 그러나 남부경찰서는 "직원이 없다"는 이유로 현장에
출동하지 않고 있다가 하루 뒤인 6일 오후 6시30분께 뒤늦게 출동했으나
회사쪽이 출입을 막자 그대로 돌아갔다. 남부경찰서는 이날 민주당쪽이
재차 수사를 요청하자 "시계가 선거운동용으로 쓰인 증거가 없고, 문제
의 시계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사에 임할 수 없다"며 늑장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