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민자당 김영삼 후보의 휘호가 적힌 탁상시계가 대량 제작돼 납
품된 사실을 적발하고도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고 있어 고의적 수사기피
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 청량리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동대문구 장안4동 295 (주)로미코시
계(대표 석원준.63)가 강남구 논현동 나선실업 대표 나숙자씨의 주문에
따라 김영삼 후보의 휘호 `대도무문''이 적힌 탁상시계 2천여개를 납품한
데 이어 8천개를 추가 납품하려던 사실을 적발했다.
이 시계회사 대표 석씨에 따르면 지난달 9일 나씨가 탁상시계 1만개(3
천8백만원어치)의 제작을 맡겨 25일 2천개를 보내고 나머지 8천개도 30
일 출고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이 탁상시계는 숫자판 가운데 `0''자와 `3''자만이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만들어졌으며 뒷면에는 `대도무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경찰은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도 "로미코시계에서 적발한 시계는 주문
자에게 전달되지 않았으며 선거운동 목적으로 당원이나 비당원에게 돌
려진 것이 아닌 만큼 선거법의 기부행위 금지조항에 어긋나지 않는다"
며 주문자 나씨에 대한 조사 등 수사가 필요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탁상시계 제작사실을 신고한 민주당 공명선거대책위가 주민들
에게 배포된 탁상시계를 역추적해 현장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로미코시
계 대표 석씨도 이미 2천개를 납품했다고 진술하고 있어 경찰의 이런 태
도는 수사기피라는 지적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