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대 대통령선거일(12월18일)이 어제 공고됐다. 이에 따라 각정당과
무소속출마자들은 후보등록을 마치는대로 선거전날인 12월17일까지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한다. 주요후보자들은 그동안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계속해왔고 이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선거운동아닌 정당행사라고
우겨왔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우김도 변명도 하지않아도 되는 선거운동을 하게된
것이다. 어떤 선거든 중요하지 않은 선거는 없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선거는 한국의 앞으로의 위상을 결정해주는 참으로 막중한 선거다.
단순히 "대권"을 갖는 한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선택을 해야하고 통일의 기반을 다져야할 인물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

어떤 인물을 선택할것인가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선거과정이 공명해야 한다. 더욱이 이번 선거를
올바르게 치르기 위해 중립내각까지 출범한 이상 탈.불법사례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일은 결단코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미 그동안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해오는 과정에서 우리의 우려를
자아내는 사례가 수없이 나타났고 이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탈.불법의 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당국이 탈.불법엄단경고를 하고
있지만 각정당이나 후보 스스로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법을 어기고 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외친다.

민주주의는 법과 질서를 지키고 권리주장에 앞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때
발전한다. 그런데도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짓밟는 모순된
행동을 정당과 후보자들이 자행하고 일부 유권자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당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엄정한 법집행을 함으로써 사회와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동안 각정당과 후보들에 의해 수많은 공약이 제시되었고 앞으로 더
쏟아져나올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이루어내겠다면 그에 따르는 희생과
고통을 어떻게 부담할것인가도 제시되어야 한다. 이런것 없이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정책공약일수가 없다. 그것은 구호나 선언 또는
희망사항에 다름 아니다.

희생과 고통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는 중요하다. 아무리 한표가 아쉽다
하더라도 후보자들은 나라를 이끌고 국민을 잘살게 하겠다면 우리모두가
잘살기 위해 치러내야할 대가를 떳떳하게 제시해야 옳다.

홍수처럼 쏟아져나온 공약은 자원의 제약을 고려한다면 공약과 같은 것이
대부분이다. 으레 선거를 치를때엔 탈.불법을 할수밖에 없고 당선만되면
해결된다는 생각,그리고 서로 모순되거나 달성할 방법이 없더라도 공약이
화려하면 좋다는 생각은 이제 금물이다.

유권자들이 이런걸 가려내야 한다. 그리고 떳떳한 민주시민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선거를 치러내야 한다. 국민이 깨어있어야 하는 것이다.
각정당과 입후보자 유권자,그리고 당국이 법을 지키고 법을 제대로
집행함으로써 선거행사를 진짜 축제로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이기는 선거가 될수 있는 것이다. 국민이 승리하는 선거를 치러내는데
우리모두가 잠시도 한눈을 팔아서는 안된다.

***** 한.러 우호협력은 차분하게 *****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노대통령과의 정상회담등 2박3일의 방한일정을
마치고 어제 오후 이한했다. 옐친의 방한은 러시아가 과거의 적대국에서
이제는 우방국임을 국민 모두에게 피부로 느끼게 했다. 옐친은 외교적인
제스처수사가 없이 솔직하고 대담하게 대한우호를 천명한 것이다. 쉽사리
뜨거워지기 잘하는 우리들에게 그는 분명 좋은 이미지를 심고 떠났다.
6.25나 KAL기격추사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결자세를 보여 양국사이의
비극적 역사마저도 잊게 했다.

그러나 한.러우호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도 우리는 옐친방한의
성과에 대하여 찬찬히 음미해야 한다. 한반도안보와 관련하여 그가 다짐한
최대한의 협조자세는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남북한 핵상호시찰
지지,전쟁발생때 자동개입을 규약한 북한.러시아우호협정및
상호원조조약수정검토등이 그것이다. 러시아는 이제 핵문제등에서
북한지원이 아닌 북한견제로 돌아섰으며 이는 우리와 이해를 같이 하는
것이다.

한국의 외교는 중국과 러시아와 수교함으로써 운동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주변4강과 우호를 확립함으로써 한.미.일을 주축으로 했던 과거의 제약이
느슨해진 셈이다. 이는 미.일과의 협력수위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느냐는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주변 4강간에는 이해를 달리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예민한 문제에 대응해야 하므로 한국외교는 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또한 러시아가 대한우호에 적극적으로 나선데에는 그들의 어려운
경제사정이 깔려 있다. 원유 과학기술등 23개 프로젝트가 제시되는등
한.러간의 상호보완적 협력가능성은 무한히 넓다. 그러나 어떤 분위기에
휩싸여 밀물처럼 몰렸다 썰물처럼 빠지는 경제협력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외교 안보 경협할것없이 토대를 굳건히 쌓는 일부터 시작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