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수리.관개시설이 없었던 옛날의 농촌에서는 농사철이면 물싸움
이 벌어지는 일이 허다했다. 미국의 서부영화에서도 목장이나 이웃주민들
사이에 목축용수나 생활용수를 확보하기위해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장면
들을 흔히 보게 된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전쟁터에서도 승리의 관건이 식량과 더불어 식용
수 확보에 있었음을 알고 있다.생명을 내건 한판의 결전이 결행될 정도로
생명보다 귀중한 것이 물이었다.

프랑스소설가인 A 생텍쥐베리가 "인간의 대지"라는 작품에서 "물은 생명
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명 그자체"라고 묘사했던 것도 그와 궤를 같이하
는 것이리라.

물을 막아 필요할때 쓰는 댐이나 깊은 땅속의 물을 퍼 올려 쓰는 지하수
등 용수개발기법이 발달된 오늘날에도 물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요르단강의 수리권을 둘러싼 시리아 요르단 이스라엘간의 대립,갠지스강의
물사용량 배분을 둘러싼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분쟁,유프라테스강하류
수리권을 둘러싼 이란과 이라크의 갈등,유프라테스강 상류의 물사용권을
둘러싼 터키와 시리아의 대립,캐나다의 온타리오지방 호숫물을 둘러싼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 세계 곳곳에서 헤아릴수 없는 물전쟁이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인류는 20세기들어 댐건설과 지하수개발로 90여년전보다 관개지를 5배로
넓혀 놓았다. 전세계 수자원의 70%가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는 것을 보면
괄목할 발전을 이룩한 것이라 할수 있다.

그런데도 아직도 여기저기서 물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미국의 월드워치연구소는 세계적 물부족현상이 90년대에 국
제분쟁이나 경제적 대변혁을 가져올 요인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보고
서를 내놓았다. 앞서 얘기한 중동평화는 물론이고 세계의 식량 증산이나
도시와 산업시설의 확대를 저해하게 될 조짐이 짙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수자원 역시 다른 자원들과 마찬가지로 공급능력에 한계가 있다.거기에
지구의 온난화등 기상 이변으로 지역에 따라 강우량이 다른 물공급불균
형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90년대의 물전쟁을 피하는 길은 인구와 인간의 활동을 물의 자연한계량
에 맞추어 조정하는 것밖에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