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하는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하늘높이 치솟아 오르는 볼을 쳐다보면서
베이스를 향해 온 힘을 다하여 질주하고 아슬아슬하게 심판으로부터 세이프
판정을 받았을때의 느낌. 그것은 야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경험해
볼수없는 쾌감임을 나는 알고있다.

일주일동안 탁한 도심공간과 매케한 소음속에 시달리던 몸을 젊은
직원들과 한마음이 되어 조교의 운동장에 도착하여 하나 둘 셋 넷하는
구령에 맞춰 몸을 풀면서 맑게 개인 푸른하늘을 바라보면서 심호흡을 할때
느끼는 그 상쾌한 기분 또한 야구가 나에게 주는 또다른 기쁨중의
하나이다.

91년3월 표준협회의 젊은 직원들이 뜻을 모아 직장야구단을 결성하고 팀의
감독을 맡아 달라고하는 제의를 해왔을때 제일 먼저 머리를 스치는 것은
"과연 내가 할수있을것인가?"하는 당혹감이었다. 그러나 직원들이
추대(?)에 응하지 못할것도 없다는 오기도 발동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미
중년을 넘어선 내 육체가 과연 감당해 낼수있을것인가하는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고 쾌히 감독직을 수락했다. 그 결과 야구라는 운동을
통해 생에 대한 활력과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는 것을 생각할때 젊은 직원들에게 다시한번 고맙다는 생각을
해보곤한다.

젊은 친구들의 말을 빌리면 게임에 임할때 나의 표정은 그렇게 심각할수가
없다고들 한다. 평소에 TV를 통해 야구경기를 관전할때 프로야구팀
감독들의 엄숙한 표정은 새발의 피라고 하면서 나를 놀리곤하지만 전혀
구애됨이없이 게임도중의 내표정관리는 이미 포기를 한 상태이다.

게임이 아슬아슬하게 지고있는 상황에서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던 선수가
안타를 쳐 게임을 뒤집었을때의 그 감격(?)은 야구감독이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힘들것이다.

반면에 평범한 플라이 볼을 평소에는 수비에 능하던 선수가 떨어뜨렸을때
그 당혹감,또 쉬운 땅볼을 다리사이로 빠뜨렸을때의 그 괘씸함(?)이란 말로
표현할수없다.

순간 순간의 희로애락을 거쳐 9회말로 경기가 종료된후 어려운
전쟁터(?)에서 경기의 승패에 관계없이 무사히 돌아온 선수의 등을
두드리며 잘 싸웠노라고 격려해줄때 젊은 친구들의 표정에서 나오는 기찬
모습은 잠시나마 잃어버렷던 내 젊음을 돌려준것만 같은 느낌을 잊을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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