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사무용품으로 각광받던 타자기가 첨단컴퓨터사무기기에 밀려
자취를 감추어가고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퓨터가 본격보급되기시작한 80년대중반부터
회사와 관공서등의 사무실마다 컴퓨터보급이 확산되면서 타자기수요가
급격히 줄어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따라 회사나 관공서뿐아니라 각급학교와 학원에서조차 타자기대신
컴퓨터를 쓰고있어 타자기수요는 날로 격감하고있다.

더욱이 타자기생산업체들은 타자기매출이 뚝떨어지자 아직까지 타자기를
주로 쓰고있는 동남아로 수출시장을 개척하는등 활로찾기에 부심하고있다.

구미정보처리학원의 노영철부원장은 "타자수강생들이 급감하는 추세에
따라 컴퓨터 학원으로 전환했다"며 "다른 타자학원들도 비슷한 사정"이라고
말했다.

뉴타자학원의 경우 지난90년 학원이름을 아예 "뉴컴퓨터 훈련원"으로
바꿨다.

타자기가 30여대 놓인 연습실에서는 타자연습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도
눈에 띄지만 이들은 대부분 컴퓨터 자판기를 익히기위한 전단계로 타자를
두드리고 있는 컴퓨터 교습생들이다.

"타자를 배우겠다고 오는 학생은 전체 수강생의 10%도 안됩니다"
강희범관리부장은 "서울시내 9개 분원이 있었지만 수강생들이 급감하는
바람에 청량리 명동 광화문등 3곳은 휴업하고 나머지는 교육내용을
컴퓨터위주로 전환했다"고 한숨지었다.

이학원은 교육기재를 컴퓨터로 바꾸느라 멀쩡한타자기가 고철덩어리로
전락,3백여대는 창고에 쌓여있으며 보관장소가 없어 2백여대는 학원
한구석에 세워두고 있다.

운송비를 줘도 이 중고타자기들을 가져가려는 사람이 없어 중국등 아직
타자기이용이 활발한 동남아시아권에 수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선 타자기판매상가에서도 타자기 퇴조현상은 뚜렷하다.

삼성OA중부직매장의 한일석대리는 "지난해부터 판매실적이 절반으로 뚝
떨어져 요즘은 고작해야 1달에 20~30대 파는데 그치고있다"고 털어놨다.

라이카 시청중앙전시장의 임남희씨도 "메모리기능을 갖춘 첨단전자
전동타자기도 인기가 없다"며 "학생들도 웬만하면 컴퓨터나 워드프로세서를
찾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동아정공 경방기계등 타자기 제조업체의 내수용 생산량도 지난 90년부터
성장세를 멈췄으며 올해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동아정공의 김종희이사는 "꾸준히 늘어나던 국내 타자기 생산량이
90년부터 7만대수준에 묶였으며 올해는 감소세로 돌아설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동남아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노혜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