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공안부는 30
일 간첩 혐의로 구속된 황인오(36)씨 등이 북한 공작원들과 함께 침투로
로 이용하고 각종 공작장비를 숨겨뒀던 경기도 강화군 양도면 건평리 일
대에 대한 현장검증을 벌였다.

이날 정오부터 1시간40분 동안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황씨와 전 민중당
공동대표 김낙중(58)씨, 심금섭(58)씨 등은 안기부의 발표내용을 대체로
시인했으며 자신들이 북한공작원과 접선한 장소, 월북 및 공작원의 침투
경로 등을 자세히 진술했다.

황씨는 이날 이 사건의 총책으로 알려진 리선실(70살 가량.여)씨에 대
해 "신문에 나온 인상과 내가 만난 인물이 비슷하긴 하지만 같은 인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날 현장검증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씨를 만난 지 오래 돼 정
확한 기억을 하지 못하겠으나 내가 받은 인상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황씨는 리씨를 90년 7월22일 어머니 전재순(59)씨가 민중당의 후원자라
며 소개해줘 처음 만났으며 그해 10월16일 밀입북 당시 강화도 건평리 야
산에서 두번째 만났다고 밝혔다.

황씨는 또 안기부의 이 사건 발표내용에 대해 "다소 과장된 점은 있으
나 대략적으로 크게 틀리지 않다"고 말하고 <>관련자가 2백여명이란 점
은 사실이 아니며 <>다른 `지역당''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고 <>`이
선화''라는 사람이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점 이외에는 자신
으로서도 특별히 아는 바 없는 점 등을 안기부의 과장 발표로 지적했다.

이날 황씨와 함께 현장검증에 나선 김낙중씨는 기자들에게 "북한쪽과
접촉해오는 동안 지하당 건설제의를 받았으나 이런것은 올바른 방법이 아
니라고 설득했으며 북한 핵개발과 관련한 국제적 논란과 유엔 동시가입문
제 등에 대해서도 북한쪽을 설득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