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실세금리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주가가 큰폭으로 오르자 증권사의
수지가 눈에 띄게 개선되고있다.

이에따라 증권사가 2년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 올해는 흑자로
전환할수도 있다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가 올해 흑자를 보인다면 이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은
시중실세금리의 하락을 꼽을수있다.

금리하락은 두가지 측면에서 증권사 경영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먼저 증권사의 과도한 금융비용을 대폭 줄일수 있다.

증권사는 주식시장의 장기침체여파로 은행이나 단자사등에서 돈을 빌려
영업을 할수밖에 없었다. 신설 혹은 전환증권사를 제외한 기존증권사의
단기차입금규모는 약6조원에 이르고있다. 이처럼 엄청난 빚을 지고있는
증권사는 지난 92년상반기(4~9월)에 약4천5백억원을 이자등 금융비용으로
썼고 이것이 상반기적자(8백15억원)를 유발한 주원인이 됐다.

그러나 최근 실세금리가 추락하듯 떨어지면서 증권사의 금융비용부담이
현저히 줄어들고있다. 높은 금리로 빌려온 빚은 갚고 낮은 금리로 다시
빌려 올뿐만 아니라 차입금의 절대규모도 축소시켜 빚의 멍에에서 점차
탈피하려하고있다.

지난 상반기에 증권사는 돈을 빌려오면서 대략 연15%의 금리부담을
졌던것으로 추정되었다. 이 조달금리가 점차 낮아지고있다.

럭키증권이 조달금리하락이 증권사 경영수지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바에
따르면 조달금리가 1%포인트 내리면 상반기 경상적자의 35%를 보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금리가 2%포인트 하락하면 경상적자의
67%,3%포인트 내리면 98%를 메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사자금조달의 주요 수단인 콜금리와 거액RP(환매채)는 지난
상반기말(9월말)보다 3%포인트 이상 내렸다.

연15%이던 콜금리는 12%이하로 내렸고 거액RP(3개월짜리 기준)도
연17.30%에서 연13.0%로 떨어졌다.

금리하락은 증권사의 금융비용을 감소시킬뿐만 아니라 채권운용에서도 큰
수익을 안겨준다.

금리가 상승추세일때 증권사는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해 파는 즉시
손해를 보았다.

작년상반기에 증권사가 낸 채권매매손실은 3천7백87억원이었고 이것이
총비용의 25%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 채권매매손실은 2천1백41억원이고
총비용의 15%를 차지하며 그 비중이 줄어들었다.

이렇듯 적자요인이던 채권매매가 채권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이제는
흑자요인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하반기 첫달인 이달들어 지난 23일까지 10대증권사만 보더라도
2백10억원의 채권매매이익을 냈고 이달말까지는 4백억원의 이익을
채권부문에서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중에 증권사중 가장 많은 1백50억원의 적자를 보인 대신증권의
경우 이달들어서만 95억원이 넘는 채권부문수익을 내고 있으며 보유채권의
평가이익만도 1백50억원을 웃돌고있다.

시중실세금리하락은 마땅한 투자대상을 못찾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증시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해 주가를 600선 근처까지 밀어올리고 있다.

증권사의 영업은 중개 인수 자기매매가 주축을 이루는데 중개업무에서
생긴 수수료 수익이 올상반기 전체 수익의 36%를 차지했다.

수수료수익중 주식중개수수료가 전체 수익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들어 수수료가 인상되면서 수수료 수입이 작년보다는 크게 늘어났다.

동양경제연구소는 금리하락에 따른 금융비용감소와 채권운용이익을
감안하지 않고 증권사수지가 1.4분기와 같은 행태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주가지수 550에서 거래량이 2천3백만주가 되면 증권사가 올해 경상적자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금리가 상반기의 평균 차입금금리(15%)보다 1.5%포인트 떨어지면 주가지수
550선에서 하루 거래량이 1천8백만주만 되어도 경상적자를 탈피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92회계연도 증권회사의 금융비용등 영업외비용부담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주가지수 550선에서 거래량이 1천6백50만주면 영업적자를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지만 주가의
지속적 상승을 장담할 수 만은 없어 주식부문의 수익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증권사관계자들은 주가향방을 아직 예측하기 어려워 흑자실현을
자신할수만은 없다고 겸손해하고 있으나 주가가 550선을 지키며
기본거래량을 유지해준다면 현재와 같은 금리인하분위기에서는 흑자가
가능하다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안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