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새해달력 제작량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포기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캘린더업계에 불황바람이 불고있다.

더욱이 해외수출의 주시장인 미국로스앤젤레스 교포상가들은 불경기와
흑인폭동등으로 올해 주문량을 크게 줄이는등 수출길마저 막혀 업계의
어려움을 더해주고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오던 달력시장이
올해는 예년보다 20~30%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7백만부를 수출했던 동아출판사의 경우 올해는 불황을
감안,수주목표를 6백50만부로 낮춰잡았지만 목표량 달성이 까마득한
실정이다.

이회사의 새해달력 주문량은 현재 4백50만부선에 그치고있다.

김정형인쇄영업부장은 "지난해 45만부를 주문했던 D전자는 올해 27만부로
40%나 줄였고 S은행등 단골고객중 일부는 달력을 아예 만들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한숨지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달력견본품을 미리 만들어놓고 필요한 양을 주문받는
기성달력제작업체의 주문량 감소현상은 더욱 심하다.

기성달력을 주로 취급하는 동서문화사는 새해달력주문량이 작년보다
40%이상 줄어들었다. 더욱이 단골고객인 중소업체중 10%정도가 올해는
달력을 제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권구영대리는 털어놨다.

이에따라 예년같으면 철야작업을 하느라 눈코뜰새 없었던 달력제작회사
직원들은 올해는 토요일엔 오후3시면 퇴근하고 공휴일은 거르지 않고 쉴
정도로 한산한 실정이다.

달력제작업체들은 대부분 9월들어 1차분 견본품을 찍고 10월중순께 반응을
보아가며 2차분 물량을 제작하는데 올해는 주문량이 크게 줄어 중순이
넘도록 2차분 인쇄에 들어간 업체를 찾아보기 조차 힘들다.

주문량은 크게 줄어든데반해 인건비는 작년보다 20 30%나 오르는등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같은 인건비상승으로 몇년전까지 미국의 20%수준이던 달력단가가 지금은
오히려 비싸져 수출길도 막혔다. 미국에 연간 30만부의 달력을 수출해오던
명보캘린더는 올해는 절반인 15만부로 뚝떨어졌다.

올해 해외에서 70만부를 수주,30만달러어치 수출실적을 올린
홍일문화인쇄사의 최창혁영업부장은 "고급화 전략으로 버텨나가고 있긴
하지만 싱가포르 홍콩등 인건비가 싸면서도 인쇄술이 좋은 동남아지역으로
돌아서는 바이어들의 발길을 붙잡기가 여간 힘겹지 않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