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관리의 잣대인 지표들간에 연계성이 뚝 떨어지고있다. 통화관리의
중심지표인 M (총통화)는 18.5%전후를 맴돌고 있으나 보조지표인 M
(통화)은 40%를 넘어섰고 M B(단기유동성)는 10%로 현저하게 떨어져
지표간의 괴리가 커지고있다.

통화지표는 한은이 한햇동안 공급할 돈의 양을 정하는 기준이다. 현재
현금통화와 은행의 장단기예금을 합한 M 를 중심지표로 쓰고있다.
이지표를 기준으로 올해 18.5% 돈을 늘려가고 있는게 지금의
통화관리방식이다.

M 가 18.5%수준에서 고르게 늘고있는데도 다른 지표들의 움직임은
예사롭지않다.

대표적인게 M 의 초고속증가다. M 은 현금과 은행요구불예금의 합계다.
은행의 단기유동성지표인 셈이다.

지난90년 18.1%였던 M 증가율이 91년에 16.1%로 떨어졌으나 올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계속,지난5월 34%에 달한뒤 9월엔 41.5%로 높아졌다. M 증가율이
이처럼 높아진것은 은행권의 단기예금과 현금이 급증했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되고있다. 우선 올해 단자회사등 2금융권에
통화채가 2조원이상 순상환(한은특융에 따른 통화채배정제외)돼 이자금이
은행단기예금으로 흘러들어온점이 지적된다. 또 작년에
세금우대저축한도확대등으로 장기예금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단기예금증가가 부진했으나 올초엔 그 추세가 달라졌고(최근 다시역전)작년
M 증가율이 16.1%로 낮은데따른 반등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 하나의 지표인 M B는 M 과 정반대로 급감하고있다. M B는 M 에서
은행장기예금을 빼고 단자회사등 2금융권의 단기예금을 합한것. 시중의
단기유동성을 비교적 제대로 반영하고있어 한은은 중심지표 M 를 이것으로
대체하자고 주장했다.
M B는 M 가 지난89년 18.4%에서 90년 21.2%로 늘때 21.4%에서 26.4%로
증가,같은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91년부터 흐름이 달라져 M 와 큰 격차를
보이기 시작했다. 91년의 M B 증가율은 91년보다 10%포인트 낮은 16.2%로
떨어진뒤 지난7월엔 10.5%로 주저앉았다. 이 지표만으론 시중의
단기유동성이 급감했다고 볼수있다.

M B증가율의 속락은 단자사개편에따른 단자사의 단기예금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작년에 서울지역 8개단자사가 은행이나 증권사로
바뀌면서 그들의 단기예금중 상당부분이 은행예금으로 흡수된 것이다.
단자사의 전환이라는 금융산업개편이 통화지표의 흐름을 돌려놓은 셈이다.

이처럼 통화중심지표인 M 가 18.5%전후에서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있는
가운데 보조지표로 쓰이는 M 과 M B가 급증과 급감으로 갈라선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확실치않다.

한국금융연구원의 박재하박사는 "좀더 추이를 지켜보아야 그 의미를
정확히 알수있다"고 말하고 "다만 통화지표들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게
바람직한만큼 M 위주의 경직적인 관리는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진국들의 경우 지표들간에 연계성이 높다며 우리나라도 보조지표의
움직임에 주목하면서 통화를 관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에대해 장기예금인 저축성예금이 최근 다시 늘어
단기예금으로짜인 M 증가율의 상승세는 꺾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단자사개편이 일단 마무리됨에따라 내리막길에 있던 M B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