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벌써 4.4분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면서 내년도 경제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때맞춰 국내 민간경제연구소들이 93년
경제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일제히 발표했다. 전망내용을 보면
기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경제성장률이 6.5~ 6.9%,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0~6.5%선으로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경상수지적자는 30억 40억달러로 올해의 50억달러보다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으나 전망대로라면 내년에도 안정성장내지
경기둔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연구소들은
설비투자증가율을 한국은행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보다 1%포인트가량
낮은 3.0~4.4%로 예측하고 있으며 이에따른 자본재수입의 감소로 경상수지
적자가 20억달러정도 더 감소될 것으로 보는등 관변기관들보다 비관적이다.

그렇다고 경제성장을 희생하는 대신 물가안정과 국제수지개선은
확실하다고 장담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경기둔화가 계속됨에 따라
물가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은 사실이나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인 내년에는
공공요금인상과 함께 행정규제의 완화를 틈탄 물가상승이 우려된다.
따라서 선거자금으로 늘어난 통화가 제대로 환수되지 못하면 생각보다
물가안정이 어려워질수 있다.

이밖에도 일본의 엔화강세에 따른 수입물가상승의 요인이 있으며
외환시장의 혼란이나 다른 돌발사태로 원유값을 비롯한 국제원자재값이
급등하는 최악의 가능성도 있을수 있다.

무역수지도 만약 경기둔화로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개선되는 것이라면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난8월 23개월만의 첫 경상수지흑자기록이나
무역협회의 올4분기 무역수지흑자전망도 모두 그런 측면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안에 우리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어 선진국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그렇다고 내수시장주도의
경제성장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경제가 구조조정을
끝내고 경쟁력을 강화할 때까지 상당기간 동남아와 북방지역에 대한 수출의
전략적인 중요성이 크다고 하겠다. 이같은 사정아래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무엇보다 먼저 기업경쟁력의 강화와 경제효율의 향상에 힘써야겠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기술개발투자를 늘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여기에는
에너지소비절약,임금및 금리의 하향안정,부동산투기억제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경제효율의 향상을 위한 여건조성에 힘써야 하는데 특히
물가안정과 시장자율화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 또한 비대해진 공기업과
금융기관의 경영개선이 필요하며 저축증대와 함께 자금흐름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금리자유화를 주저해서는 안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제정세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잠시도 게을리할수 없으며 이에
걸림돌이 되는 이해갈등의 조정과 비능률제거에 정책의 최우선순위가
설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