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은 몇개의 경제블록으로 나눠지고있다. 83년에 설립된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제관계무역협정(ANZCER),금년1월 합의된
ASEAN자유무역협정(AFTA)에 이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주요
무역블록으로 등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등의
북아시아지역만은 아.태지역에서 유일하게 어떠한 자유무역협상도 추진되지
않고있다.

세가지 경제블록은 규모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면에서 큰 차이점을
갖고 있다. AFTA나 CER는 그런 점에서 아.태지역무역체제에 그다지 영향은
없다.

이에 비해 NAFTA는 전혀 다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연간 수출의 74%이상을 미국과 거래하고있다. 반면
미국의 수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캐나다가 21%,멕시코 7.2%에
불과하다. 즉 미국은 아시아지역국가들과의 교역이 더중요하지만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NAFTA가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관찰할때 자유무역협정은 참여국가들에 이익을 안겨준다.
그러나 NAFTA가 아.태지역이나 세계무역체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NAFTA에 대한 아시아국가들의 반응은
이제까지 고무적인것 같지는 않다. 아시아개도국들은 미국과
캐나다시장에서 자신들의 몫이 멕시코에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있다. 특히
전자 반도체 컴퓨터 자동차및 섬유 부품에서 멕시코는 신흥공업국(NICS)의
강력한 경쟁대상으로 떠오를것으로 보고있다.

ASEAN은 미.일의 기업들이 투자를 멕시코로 옮겨갈것을 염려하고있다.

그러나 NAFTA가 반드시 회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역내교역증진은 성장을
가져오고 아시아국가들의 이지역에 대한 수출을 촉진할 것이다. 게다가
미국과 캐나다가 이미 수입관세를 대부분 제거했기 때문에 NAFTA의
역내관세철폐 또는 인하는 큰 의미가 없다.

자유무역지대와 관세동맹의 실제적인 문제는 역내국가와 제3국에 대한
차별화에 있다. 이는 GATT1조에 따라 지난 수십년간 실행돼 온 무조건적
최혜국대우원칙에 근본적으로 위배되는 것이다. NAFTA가 GATT의 제반
요구사항을 충족시킨다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보호주의적 조치들은 5
10년내에 모두 제거돼야할 것이다.

NAFTA결성이 미국의 주장처럼 GATT의 다자간협상타결 가능성에 대한 회의
때문이라면 NAFTA출현으로 인해 UR는 성공적으로 결론에 도달하고
GATT체제는 부활될 수 있을 것이다. 또 NAFTA는 "개방적인 지역주의"의
모범이 될수도 있다.

세계최대경제블록인 NAFTA는 이같은 과거의 경험을 되새겨야할 것이다.
NAFTA가 지금 드러내는 것처럼 보호주의성격을 고집한다면 아.태지역은
무역마찰고조,교역위축,경제성장둔화로 고통을 다함께 겪게될 것이다.

앞서 말한 바대로 북아시아는 자유무역협정이 추진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정치적 관계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몇년전 말레이시아수상이 주창한 동아시아경제그룹(EAEG)구상은
검토해 볼만하다. NAFTA나 EC,EEA등에 대항할 기구의 필요성이 점점
공감대를 넓혀가고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아시아경제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년의 25%정도에서 2010년 3분의1,2040년 50%로 확대될
것이다. 동아시아국가들은 점차 국제경제질서에 대한 역할증대를 자각하고
자신감을 얻고있다.

아.태지역이 몇개의 경제블록으로 분할되는 추세에 따라 블록간,역내국과
역외국간 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있다. 이런 점에서 PECC나 APEC는
이지역의 경제블록이 개방적이 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