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위의인생"은 한 떠돌이 장님악사의 구도적인 삶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반추하고 있다. 밝은 세상을 보게할 어던 지상선을 찾아 헤메는 인간의
모습과 허망함이 중국의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옛날 중국의 한 마을에 현을 배우는 눈먼 소년이 었었다. 어느날 소년의
사부는 현의 줄이 천번재 끊어지는 날 소년의 눈을 뜨게할 처방이
나오리라는 유언을 남긴채 세상을 뜬다. 이때부터 소년의 방랑이
시작된다.

세월이 흘러 백발노인이 된 소년. 그동안 현이 수없이 끊어지도록 연마한
그의 음악은 전쟁터에도 평화를 가져올 정도로 신기에 가까워졌다. 성자로
추앙을 받지만 노인의 천번째 현을 끊기위한 구도는 계속된다.

마침내 천번째 현이 끊기는날 현이 열리고 노인(류종유안분)은 처방을
손에 넣는다. 그러나 처방문에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다.

중국의 인기소설 "변주변창"을 원작으로하고 있는 이작품은 동양적인
인생관을 담아내고 있다. 득도를 위해 평생을 방랑하지만 그도라는 것이
곧 무임을 관객들은 쉽사리 예감할수 있다.

여기서 첸 카이거감독은 그 득도라는 것의 가치와 인생에 있어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는다. 결국 인생이란 살아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
결과 자체는 별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중국인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상징들과 앞뒤가 짤린듯한
에피소드의 남발은 영화를 감상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특히 이미 예삼된
주제를 신승의 화두처럼 던져만 놓은채 설득력있게 심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다.

영화의 주인공은 꿈을 찾아 헤메는 모든 인간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예술가라는 독특한 직업으로 국한시켜도 좋을 듯하다. 평생 구원을 찾아
헤메는 예술가의 운명이 노인의 삶에 접맥되어 있고 혼돈의 세상에 화해와
질서를 부여하는 예술의 기능이 그러한 가정을 뒷받침해준다. 특히 노인의
죽음뒤에 제자인 시두(황 레이분)가 마을사람들에 의해 노인의 지위를 잇게
되는 것은 예술이 가진 사회적기능면에서 매우 상징적이다.

<이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