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항공 성남공장자동화(FA)센터 전시실. 이곳에는 "와이즈맨"이란
이름을 가진 로보트가 한대 설치돼 있다.

"와이즈맨"의 앞쪽 테이블위에는 버튼과 카탈로그가 놓여있고 뒤쪽에는
10여종류의 카탈로그통이 쌓여있다.

작동자가 특정 버튼을 누르면 "와이즈맨"은 3 4초후 새부리모양의 집게로
작동자앞에 놓인 카탈로그와 같은 것을 어김없이 찾아다 놓는다. 처음
버튼을 누르는 작동자라면 "와이즈맨"의 움직임에 박수를 아낄수가 없다.

이 로보트는 생산현장에서 조립부품바구니통에 있는 볼트 너트 미세한
반도체 등을 작업자에게 날라주는 "현명함"을 발휘한다. 작업자들이
부품통을 옮기던 일을 이 로보트는 버튼하나만 누르면 척척 알아서 해낸다.

산업현장에는 현명함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묵묵히 일하는 로보트도
볼수있다.

자동차생산라인에서 문짝을 날라다 조립하는 로보트나 여러대로 연결된
공작기계라인에 가공물을 옮겨주는 로보트가 대표적이다.

그런가하면 작업자가 방독마스크를 써야하는 도금및 도장라인에서도
로보트는 불평도 없이 쉬지않고 스프레이를 뿜어낸다.

TV브라운관에 들어가는 유리벌브가 컨베이어를 타고 시뻘겋게 달궈져
나오는 위험한 작업현장의 경우 로버트의 손은 사람손보다 훨씬 유용하다.

묵묵한 로보트는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이른바 "3D"현장에 많이 투입된다.

로보트생산업체들도 인력난과 작업자들의 "3D"기피현상을 메워줄수 있는
로보트를 많이 제작하는 편이다.

극동운반기계는 이달초 공사장이나 작업장에서 3 4명의 인부가 자재및
부품상자들을 날라 적당한 높이에 쌓는 일등을 대신 해낼수 있는 로보트를
개발,눈길을 끌었다. 이 로보트는 한번에 4백 까지 들어나를수 있으며
쌓을수 있는 높이는 3.6m까지이다.

또 한양유신정기 경기엔지니어링 청풍정밀등 중소기업들은 수작업의존도가
높은 취출공정을 대신해주는 취출로보트를 개발했다. 취출로보트는
사출성형된 제품을 이송시키는 것으로 작업자의 산업재해를 크게 줄일수
있다.

국내에 보급된 산업용로보트는 용접용이 절대적으로 많고 이밖에
파이프등을 매끈하게 다듬는 가공용,이음매를 붙이는
실링(sealing)용,팔레트이송용등을 꼽을수 있다.

국내에 보급된 산업용로보트는 89년 3천3백50대,90년 3천8백80대,지난해
5천4백40대에 이어 올해는 7천4백여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국내
업체가 제작한 산업용로보트는 올해 4천2백 4천3백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로보트보유대수로 따져 우리나라는 세계10위권이라는게
상공부의 얘기다.

상공부는 오는 2000년에는 국내제조업체에 2만9천여대의 로보트가 보급돼
근로자 1만명당 45.6대꼴로 로보트를 갖게 될것으로 보고있다.

국내로보트생산업체로는 삼성항공 현대로보트산업 대우중공업 기아기공
두산기계 삼성전자 금성산전등이 손꼽힌다.

이들 업체들이 생산하는 품목은 용접용 이송용 조립용 도장용로보트등으로
대개 비슷하다.

또 대부분 일본업체들과 기술제휴를 맺고 모터 컨트롤러등을
수입,조립생산하는 공통점도 있다.

삼성항공은 야스카와전기및 고마쓰제작소,대우중공업이 화낙,기아기공이
가와사키중공업,두산기계가 야스카와전기등과 각각 기술제휴를 맺고 있다.

삼성전자는 외국기술의 도움없이 자체기술만으로 로보트를 개발
생산하고있다. 이회사는 자사작업현장에 필요한 물량을 생산해낸데 이어
이달부터 로보트시판도 시작했다.

이 회사가 국내기업에 공급하고있는 로보트는
6축수직다관절,4축직교,4축스카라,2축직교등 4개기종에 20여개모델.
부품삽입및 조립용 로보트로 전자및 자동차생산라인 컨베이어시스템에 일괄
설치할 수 있다.

미국 일본 스웨덴 독일등의 로보트생산업체들은 센서기술을
활용,인공지능을 갖춘 로보트개발에 나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시스템사업본부 금성권이사는 "우리기업의 로보트
제조기술도 세계최고의 수준으로 자신한다"고 말하며 "그동안 엄두도 내기
어려웠던 로보트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호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