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개방의 영향으로 농수산물의 값이 크게 떨어지고 생산량도 줄어
들고 있는 가운데 값싼 미국산 밀이 마구 밀려들어 밀을 재배하는 농가가
95년께는 경북지역에서도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경북도에 따르면 밀생산량은 80년에 5천7백65㏊에서 1만8천t, 8
5년에는 7백48㏊ 2천6백t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1㏊ 57t으로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14㏊에서 39t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밀 재배면적과 생산량의 감소추세로 보아 95년께
는 경북지역에서 밀을 재배하는 농가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
다.

이는 국산밀의 값이 1t에 60만2천원으로 미국산의 10만3천원보다 무
려 5.8배나 비싼데다 소득이 3백평에 12만원선으로 양파 91만7천원, 마늘
55만9천원보다 크게 떨어져 농민들이 밀재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재배일수가 2백26일로 보리보다 7~10일 정도 길어 벼 모내기에 부
담을 주는 것도 밀 재배를 회피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식량과 사료 등을 합쳐 올해 필요한 밀 4백69
만4천t 중 4백69만3천5백t을 수입으로 충당하고 0.5t만 국내산 밀로 메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현재 밀 재배를 농가들에 장려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재
배면적의 확대는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추진하는 민간단체나 농가 자율
에 맡기고 미국산 밀과 경쟁할 수 있는 우량품종을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