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경영컨설팅업체들이 빠른속도로 국내 컨설팅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80년대말부터 국내에 진출하기 시작한 이들 업체는 불과 4~5년 사이에
국내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교육지도기관노동
조합협의회의 최근조사에 따르면 매킨지 젬코 일본능률협회컨설팅
(JMAC)등 외국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200억원을 넘어섰다.

능률협회 표준협회 생산성본부등 국내 3대산업교육지도기관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600억원이나 이가운데 순수경영컨설팅 매출비중은 30%로
200여억원을 밑도는 규모이다. 국내에 진출한지 5년도 채 되지않은 외국계
경영컨설팅업체들이 30년이 넘는 국내 산업교육지도기관보다 매출실적이
오히려 앞서고있는 것이다.

더욱이 외국업체에 컨설팅용역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이 3~4개그룹계열사에
한정된 것을 감안하면 외국계업체와 국내업체의 매출액차이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매킨지는 지난해 60여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킨지가 컨설팅하고있는 국내기업은 럭키금성그룹계열사. 진출초기에
그룹차원의 경영전략개발과 간접비효율화에 대해 주로 컨설팅했으나 최근
각 계열사별로 컨설팅용역계약을 맺고있다.

삼성물산 삼성항공 제일제당등 삼성그룹계열사가 주고객인 젬코는
사무혁신분야를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있다. 젬코는 지난해 4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JMAC는 지난해 매출실적이 90년보다 약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JMAC는 90년 삼성그룹과 RLD컨설팅계약을 체결하고 한국화약그룹의
전반적인 경영진단사업을 맡아 이회사 총매출액의 10%규모인 40억원을
한국에서 벌어들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국내경기침체로 인한 한국기업들의 대형프로젝트
축소로 JMAC의 매출액은 35억원에 그쳤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아직까지 한국에 사무소형태로 진출해 있지는 않으나
현재 7 8개 대기업에 대해 컨설팅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모니터 앤더슨컨설팅과 소규모 외국계컨설팅업체들이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활동을 벌이고있는데 이들 업체의 매출액은 100억원에
이른다.

외국계경영컨설팅업체들이 짧은 기간에 이처럼 급성장을 이룰수
있었던것은 우선 국내시장이 무방비상태였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 가운데 법률 회계분야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따라
개방협상전략을 짜는등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있으나 경영컨설팅용역은 이를
담당하는 정부부서조차 없는 실정이다. 경제기획원의 표준산업분류에서도
경영컨설팅산업은 92년에 와서야 "경영상담업"으로 신설됐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도 정부는 산업교육및 경영컨설팅분야를
협상업종에도 속하지 않는 이미 개방된 업종으로 취급해 협상대상으로
들고나온 상대편국가들을 당황하게 했다.

이와함께 외국계 컨설팅업체들의 사업분야가 국내기업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진 측면도 국내진출성공의 큰 요인이다.

매킨지 젬코 보스턴컨설팅그룹등은 모두 경영전략수립과 사무혁신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있다. 이같은 사업은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있는
국내기업들,특히 조직의 비대화로 많은 간접비부담을 안고있는 대기업들에
큰 인기를 끌고있다. 최근 몇몇 대기업그룹이 임직원에 대한
감원조치등으로 조직의 경양화를 시도하것도 이같은 경영컨설팅의
결과이다.

<현승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