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2년. 콜럼버스는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했다. 벤처캐피털의 원조이다.
스페인 이사벨여왕의 투자결정이 미지의 대륙발견이라는 자본이득(capital
gain)을 본 것이다.
세계굴지의 마이크로소프트사 애플사 왕컴퓨터등은 벤처자금이 성공의
젖줄이 됐다. 국내에는 아직 창투사의 벤처자금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으키지는 못하고있다.
그렇지만 그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대농 서암창투등에서 자금지원을 해준 아이맥스기업이 대표적인 사례.
이회사는 이들 창투사로부터 자금지원은 물론 경영 기술지도나 심지어
민원처리까지 도움을 받아 일어섰다.
이회사가 개발한 신물질 프로스트(frost)는 기술대국 일본에서 조차
기술공여를 졸라댈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품질의 알루미늄제품을
생산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동아알루미늄,안경알코팅제품을 만드는
한일광학등 창투사의 지원으로 모범적인 벤처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도
상당수 있다.
위기국면을 맞고있는 창투업계지만 산업전체에 미치는 순기능은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더욱 문제다. 어떻게 하면 창투사의 위상을 올바르게
정립,벤처자금을 이용한 첨단기업육성을 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있다.
KDI의 강문수연구원(박사)은 "창투사의 위상재정립을 위해서는 잘못된
제도의 보완과 업계스스로의 자생력강화가 선결과제"라고 말한다.
규제가 너무많다. 이에따라 창투사들은 부실해지고 유망기업투자가
위축된다.
선진국에서도 조세인센티브때문에 벤처캐피털에 대한 일부 규제가 있지만
우리나라같이 광범위하게 규제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호주의MIC(Management and Investment Companies)제도가 중단됐다. 우리와
비슷하게 규제일변도로 나가다 8년만에 중도하차한것. 시사하는 바크다.
창업지원이라는 정부의 취지도 좋지만 투자대상업체를 5년이내의
중소기업으로 묶는다든가 융자 리스등의 추가지원수단을 금지하고 있는
규정을 어느정도 현실화시켜야한다.
필요한 제도를 보완해야 마땅하다.
창투업계는 제도보완의 첫번째로 3부시장개설을 꼽는다. 86년에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이 도입돼 창투사설립의 근거가 됐다.
창투사는 여유자금을 유망중소기업에 투자해 이를 성장시켜 자금을
회수한다.
주식시장에 상장시킨뒤 주식을 매각해 자본이득을 보는 것이 정통코스다.
그래서 그 자금으로 재투자를 한다. 하지만 이 사이클회전이 지금은
어렵다. 증시상장요건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창투업계는 이에따라
기업규모가 작지만 성장가능성이 큰 업체를 대상으로 한 거래소에
3부시장개설을 요구하고 나선것.
한국산업투자 김철모이사장은"기존의 장외시장은 1,2부시장에 비해
조세혜택등 각종조건이 나쁘다"며 "위험이 따르지만 높은 수익을 기대할수
있는 3부시장개설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돈은 도덕룰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벤처자금의 성공적인 회전은 추가적인 자금형성이 되고 이를 또다시
산업발전의 피로 사용할수 있다. 그래서 미국과 영국에도 3부시장과
비슷한 NASDAQ와 USM이 있다.
업계스스로의 자생력강화도 필요하다.
강수박사는 "유능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육성이 시급하며 특히 해외투자가
긴요하다"고 강조한다.
해외투자를 통해 첨단기업과의 전략적제휴(strategic alliance)관계를
구축해야한다는 설명이다. 로열티없이 첨단기술이전을 할수있을
뿐만아니라 투자기법도 익힐수있다.
이스라엘 대만 싱가포르등의 벤처캐피털은 이같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산업의 고도화를 이끌어왔다. 투자기업의 기술을 국내로 들여와 세계적인
회사로 키운다는 것.
서갑수한국기술투자사장은 "해외투자는 특히 개발단계부터 기술을
도입할수 있어 우리나라같이 성장기에 있는 나라에는 최적의 투자유형이
된다"고 단정한다.
국내 창투사의 해외투자는 3건에 불과하다.
창투업계는 그 성장가능성이 무한하다. 정부는 조삼모사식 정책에서
벗어나 일관성을 가져야한다.
업계도 좀더 자구노력을해야 한다. 그러면 창투업계는 이사벨여왕의
지혜를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