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가 창립20주년을 맞아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자리를
굳히고있다.
지난3월말현재 수신은 14조1천1백97억원으로 설립초기보다 7백28배나
늘어났다. 전체금융저축과 비은행예금에서 신용금고수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6%와 7.0%에 이르고있다.
여신규모도 13조6천8백91억원으로 6백8배 증가했다. 여수신을 합하면
27조8천억원이나 된다. 그사이 자기자본은 82억원에서 1조5백99억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2백37개금고의 금고당 자기자본은 45억원에 달하게된
셈이다. 거래고객도 35만명에서 2백76만명으로 8배가까이 늘어났다.
신용금고가 설립된것은 지난72년8월. "단기금융법""새마을금고법"등과
함께 이른바 사채양성화3법의 하나인 "상호신용금고법"이 제정되고
나서였다.
당시 설립된 금고수는 3백50개. 그러던것이 10여년간 1백59개금고가
금융사고등으로 도산,82년 "이.장사건"에 따른 신규설립허용으로 다수
신설됐으나 현재 2백37개로 줄어들었다. 설립초기 빈발했던
금융사고등으로 신용금고의 공신력은 상당히 떨어졌고 당국은 규제위주의
정책으로 일관하게 됐다.
그러나 신용금고는 이같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성장기반을 착실히 다졌다.
서민금융및 지역금융기관으로서의 한몫을 톡톡히 하고있다.
우선 신용금고는 당초 설립목적대로 서민금융부문에 뿌리를 내리고있다.
이는 서민 영세상공인 소규모기업인등이 주요고객이며 여수신업무도
소액위주로 돼있다는 점에서 잘나타나고 있다.
서민금융에서 신용금고가 차지하는 여수신비중은 각각 43.8%와 37.1%에
이르고 있다. 서민금융을 취급하고있는 국민은행(22.5% 29.8%)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등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여수신구조 또한 건전하다. 가계예금이 전체수신의 63.7%나 되며
자금운용의 70%는 기업에 대한 대출이 차지하고있다. 특히 소규모기업에
대한 대출비율은 52.8%나 된다. 대출금리는 다소 높은 편이나 은행등에서
돈을 빌리기가 힘든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주는 창구역할을 하고있는
것이다.
신용금고는 지역금융기관이기도 하다. 전국의 2백37개 금고는 서울
46개,5개직할시 75개,9개도지역 1백16개등으로 고르게 분포돼있다. 이들
지역별 여신비율은 각각 35.6%,33.8%,30.6%로 수신비율
35.3%,33.4%,31.3%와 거의 비슷하다. 해당지역에서 모은 돈을 다시 그
지역으로 돌리고 있음을 반증한다.
신용금고가 성년에 걸맞는 발전을 지속하기 위해선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다. 우선 자기자본을 늘리고 경영자의 자질을 높여야 한다. 현재
금고당 평균자기자본 (45억원)으론 금리자유화등 경쟁시대를 제대로
이겨내기가 힘들다. 또 개인소유금고가 많은 편으로 금융기관으로서의
공공성을 확보하는데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식의
장외등록 공개등을 통해 소유관계를 분산시키고 자본금도 키워가야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고법개정도 시급하다. 금고법은 지난72년에 제정된후 20년간 거의
손질되지 않았다. 잇단 금융사고등에 대응하기위해 75년에 개정한
금고법의 규제조항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금고법개정과는 별도로 신용금고의 신규설립및 지점설치등도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용금고의 신규인가및 지점설치는 지난84년이후 8년째
동결되고 있다. 현재 과천시등 14개시지역엔 금고가 없으며 서울소재
일부금고외에는 지점을 갖고 있지 않아 서민및 지역의 금융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용금고업계는 지난달16일부터 3일간 창립20주년기념리셉션과
전국사장단연찬회를 가졌다. 주제는 "금리자유화에 따른 상호신용금고의
대응"이었다. 각계인사들에게 신용금고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
신용금고사장단들에게도 자기계발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이루어졌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신용금고는 앞날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성과를
얻었다. 불리한 여건아래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룩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질적 도약을 위해 노력한다는 각오가 각금고마다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홍찬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