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QC(품질관리)분임조활동은 더이상 한국기업의 조직풍토에
적합하지 않다. 이같은 소집단활동은 일본에서 처음 태동된것으로
알수있듯 집단주의와 결속력이 강한 일본의 조직문화가 투영돼있다.
이것이 그대로 국내기업에 도입됐으나 기대한만큼 성과가 거두어지지
않고있다"
복지및 석유화학업체인 제일모직(대표 채오병)이 지난 20여년동안
추진해온 QC분임조활동을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방식의
"한국형분임조"활동을 전개,관심을 모으고있다.
제일모직이 최근 대구직물공장에 새로 도입한"한국형분임조활동"은
FAM운동. 가족을 의미하는 Family의 앞글자를 딴것이나 F는
Feeling(정)으로 인간의 정을 공유하고 A는 Achievement(성취)로서
성취욕구를 실현하며 M은 Membership(팀웍)을 의미,일체감을 실현한다는
뜻이다.
제일모직이 이 운동에 새로 나선것은 기존의 QC분임조활동이 형식위주로
흘러 한국특유의 조직문화에 접목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제일모직은 지난 68년 QC분임조활동을 처음 도입한이래 75년 제1회
품질관리대상을 받을만큼 이분야에서 앞서가는 기업이었다. 이런 기업이
QC분임조 무용론을 들고나선 것이다.
이 회사는 기존의 QC분임조활동이 생산성향상을 위해 그 필요성을
인정받은것은 사실이었으나 작업자 개인이 당위성을 공감하지 못하고있다는
문제점에 직면했다. 파레토그림 산포도등 통계적 기법이 강조되다보니
도식적이고 형식에 치우쳐 오히려 조직의 매너리즘을 조장하고 있다는점이
지적됐다.
계층간 세대간 자유로운 대화의 장마련,자율적인 업무개선을 위한 새로운
활동방식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따라 그동안 동일라인에서
같은 작업을 하는 종업원들로만 구성된 QC분임조를 모두 해체했다. 그리고
1백명의 간부 전문직사원(현자),1백명의 고령자(인자),1천명의 직무 직책
연령 성별로 조합한 종업원(지자)들을 모아 1백개분임조로 재구성했다.
서로 다른 일을 하는 직원끼리 모여 업무개선이나 업무밖의 의견교환이
촉진되도록 한것이다.
"일본적 집단주의를 전제한 기법중심의 활동보다는 우선 종업원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일체감조성의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것이 한국적개인주의
풍토에서 효과적인 점을 뒤늦게 자각했다"고 안진원이사는 밝혔다.
새로운 FAM분임조활동이 시작되면서 불량품전시회를 통한 품질향상
에너지및 사무용품절약방안 자사제품소비자만족도조사 근검절약촉진
질서지키기 전통예절보급 알뜰구매및 쇼핑정보자문 건강체조보급
재산관리및 증식방법자문등 수많은 과제들이 제안돼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시행초기단계이나 FAM운동은 한국형의 새로운 "집단화방법"으로
삼성그룹 계열사는 물론 QC활동을 주관하는 공진청의 주목을 받고있다.
<추창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