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경기후퇴국면에 들어섬에 따라 일본철강업체들이 국제철강가격의
선도 역할을 하는 핫코일을 포함,특수강 후판까지 저가공세를 펴 국내철강
업체가 긴장하고있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동경제철이 최근 핫코일을 t당 3백달러
(부산도착 C&F기준)에 오퍼를 내고있다. 이 업체는 일본상사를 통해 국내
철강대리점에 5월부터는 2백80달러까지 내려주겠다고 제의하고 있다.
이같은 가격은 핫코일의 국내독점공급업체인 포항제철의 수출용 로컬가인
t당 3백45달러(FOB기준)보다 엄청나게 낮은 것이다. 최근 국내에 저가로
밀려 들어왔던 호주 BHP,미 베들레헴스틸,남아공 이스코르산 핫코일가격인
3백5-3백15달러 보다도 낮은 것으로 국내시장을 크게 교란할 것으로 보인다.
특수강분야에서도 일본제품의 저가물량 공세가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특수강제품인 탄소강 와이어로드는 지난해말 일본제품의 수입
가격이 t당 5백23.62달러(FOB기준)였으나 올 1월중 엔화강세에도 불구,
5백10.25달러까지 내려갔다.
이같은 저가공세에 힘입어 일본산 특수강은 전체 특수강 수입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늘고있다.
지난해 삼미특수강의 신공장 설립으로 전체 수입물량이 줄어든 특수강
와이어로드의 경우 91년1월중 일본산 비중은 전체 1만5천92t 가운데 42.1%
에 그쳤으나 올 1월에는 1만8백36t중 69.3%(6천9백76t)로 급격히 늘었다.
조선 및 건설용으로 쓰이는 후판도 일본제품의 가격이 지난해말 t당
4백26달러에서 올1.4분기중 4백22달러로 4달러 내려 포철 및 동국제강의
로컬가 4백15달러에 근접하고있다.
일본 철강업체들이 한국시장에 대해 이처럼 저가공세를 펴고있는 것은
지난해 4.4분기이후 일본이 경기후퇴에 접어들면서 철강의 주수요업체인
건설 전자 자동차시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해 일본의 조강생산은 전년비 7.1% 줄어든 1억3천만t으로 예상되나
수요는 10%이상 줄것으로 보여 일본철강업계는 "수입억제 밀어내기수출"에
집중 나서고 있다.
여기에 2월부터 일본엔화가 미달러화에 대해 1백30엔대까지 떨어지고
당분간 약세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일본의 대한수출공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한국의 철강무역수지가 12년만에 적자 (약 9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지적하고 무분별한 수입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