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통화증발과 물가불안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
특히 과거 몇차례의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실시하면서 이
기간중의 현금 통화와 총통화증가율이 크게 늘어난 점에 비추어 이번
총선에서도 정부가 후보자들 의 자금살포를 강력히 저지하지 않는다면 또
한차례의 통화증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재무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8년4월15일의 총선, 87년
12월16일의 대통령선거, 85년 2월12일의 총선 등 3차례의 선거기간중
한결같이 총통화에서 현금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총통화증가율도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 지난 88년4월 총통화에서
현금통화가 차지하는 비중(월말기준)은 10.0%로 전월의 9.5%, 연평균
9.6%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다음달인 88년 5월의 현금통화비중은 8.9%로 낮아져 현금통화가
대량 환수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금통화가 확대됨에 따라 이 기간중 한국은행의 화폐발행고도 1천8백
89억원을 기록하여 전월중 2천6백32억원, 다음달에 2천2백12억원이
각각 환수된 것과 대조를 이루었다.
또 88년4월의 총통화 평잔증가율은 18.6%로 전년동월의 17.6%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다만 연간 평잔증가율 18.8%에 비해서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선거가 실시된 지난 87년12월에는 현금통화의 비중이 더욱
두드러졌으며 총통화증가율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중 총통화에서 현금통화가 차지한 비중은 11.0%로 전월의 9.6%,
연평균 9.5%에 비해 1%포인트이상 높아졌다.
이에 따라 87년12월중 화폐발행고는 6천5백86억원으로 전월의 2천8백
14억원보다 대폭 증가했으며 선거 다음달인 88년1월에는 7천5백8억원이
환수됐다.
또 87년 12월의 총통화증가율은 무려 22.5%에 달해 전년동월의 17.3%,
전월의 19.8%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으며 연평균 18.8%보다는 무려
4%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통화의 비중이 높아진 현상은 85년2월에 실시된 총선에서도
마찬가지로이 기간중 현금통화의 비중은 11.6%로 전월의 10.8%, 다음달의
10.8%에 비해 모두 높았으며 화폐발행고도 2천5백28억원으로 전월에
5천84억원, 다음달에 2천7백32억원이 환수된 것과 역시 대조를 이루었다.
다만 이 기간중 총통화증가율은 9.1%로 전월과 같았으며 연평균 11.8%
보다도 낮았다.
금융전문가들은 이같이 3번에 걸친 총선과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통화추이를 볼때 이번 총선에서도 현금통화가 대폭 풀려날 것으로
예상되며 총통화증가율도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또 역대 선거에서 통화당국이 선거가 있는 달의 통화증발을
수습하기 위해 다음달에는 대폭적인 통화환수를 실시한 점을 감안,
이번에도 이같은 현상이 되풀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따라서 정부가 선거기간중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대량으로
금품을 살포하는 등 타락선거를 유발할 수 있는 소지를 근본적으로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