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약그룹이 주력업체별로 회장중심의 전문경영인체제구축을 본격화
하고 나섰다.
한국화약그룹은 16일 성악정 경인에너지 부회장을 회장으로,남욱
한국국토개발부회장을 회장으로,오재덕 한국화약사장을 부회장으로 각각
전격 승진시켰다.
이번체제개편으로 전문경영인출신의 회장급은 기존의 오태환
한국종합기계회장을 포함,4명으로 늘어났다. 제조업부문의 주력인
경인에너지 한양화학 한국화약 한국종합기계가 회장체제를 갖춘 셈이다.
정기인사철이 훨씬 지난 시점에서 조직의 틀을 이처럼 회장제로 전격
전환한것을 놓고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김승연그룹회장이 두달반여동안의 장기 해외출장을 마치고
돌아온지 1주일도 채안돼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재계는 더욱 주목하고있다.
이번인사는 책임경영제를 더욱 다지고 업종전문화를 앞당기기 위한
포석이라는게 재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번 체제개편으로 성회장은 기존의 정유부문에다 한양화학을
중심으로하는 석유화학부문까지 총괄하는것으로 알려졌다. 성회장은
그룹의 올매출목표 4조원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2조1천억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인 정유 석유화학부문을 맡음으로써 그룹내 최고의 전문경영인으로
떠올랐다.
오재덕부회장은 그룹의 모기업인 한국화약이 맡아온 정밀화학을 비롯
정밀기계 방산부문을 책임지게됐다. 남욱회장은 부동산개발관련사업을
떠맡았다.
그룹측은 이들회장에게 관련회사간의 투자계획을 조정하고 중복업무를
정리할수 있는 권한을 줄 방침이다. 독자적인 인사권도 부여,실질적으로
그룹경영기획실의 그늘에서 벗어날수 있는 발판도 마련해준다는 계획이다.
회장은 대규모프로젝트의 조정,대표이사선임,해외기채등 최소한의
업무에만 관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화약그룹은 90년말 오태환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켜 한국종합기계에
회장제를 도입했었다. 그러나 오회장은 대외업무에만 관여하고
박용식사장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회장체제는 한마디로 이름뿐이었다.
따라서 이번인사는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된 명실상부한 회장체제로의
탈바꿈을 위한 신호탄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번인사는 해외부문과 국내부문을 분리 경영하겠다는 김승연회장의
의지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것으로 재계는 풀이하고있다.
김회장은 글로벌화추세에 대비,해외기업인수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었다.
주력인 화학업종이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오는 글로벌화의 한계를 현지
기업인수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복안을 갖고있다.
그는 주한 그리스명예총영사자격으로 최근 그리스를 방문,금융회사등
현지국영기업 인수문제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리스현지기업의 인수를 국내외에 중개하는 신형비즈니스의 가능성에
나름대로 자신을 얻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회장이 지난12일 열린 경인에너지의 일산 10만배럴짜리 정제공장
준공식에 참석,앞으로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해외부문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한것도 이같은 자신감에 바탕을 둔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오는 2000년까지 해외부문을 국내와 맞먹은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이번 회장제도입으로 가시화한것으로 볼수있다.
일부에서는 책임경영체제를 겨냥,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이번 인사에
한양류통의 경영권을 둘러싼 김회장과 동생 호연씨와의 불협화음이 어떠한
행태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있다.
김회장이 항간에 퍼진 동생과의 재산분쟁소문을 일축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구축을 서둘렀다는 지적이다.
김회장은 한양류통의 경영정상화를 겨냥,호연씨를 전격퇴진시키고 가갑손
대표이사중심의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했다.
한국화약그룹측은 "지난88년부터 계열사별 책임경영체제를 다져왔다"며
이번 개편도 이러한 흐름에서 나온것이라고 밝히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