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발생하는 각종 정보에 의해 순간순간 주가가 변화하는
증권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정상적인 흐름을 왜곡 시키거나 공정한 거래가
저해되어서는 안되며 또한 천재지변이나 국가의 중요한 정책적
이유이외에는 하루라도 그 기능이 정지되어서도 안된다.
그러나 시장의 운영기능을 전산화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 전산시스템의
고장이 시장기능의 마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점에서 올들어 잦은 전산장애로 시장의 기능이 원활히 수행되지
못한점에 대해 그 운영담당자로서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며 이시점에서 지금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증권전산 체제의
안정적인 운용과 발전을 위한 몇가지 요소들을 점검해 보고자한다.
일반적으로 전산장애의 원인은 전력등 부대설비,하드웨어및
시스템소프트웨어,업무용 소프트웨어의 부실과 운용미숙,개발및 테스트
환경의 미비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이에대해 증권전산(주)은 그동안 관계기관의 협조로 제한적이나마 꾸준히
시스템을 보완해 왔으나 아직 미비한 점에 대하여 우선 단기적인 대책으로
전산설비 부문에서 주문전달 시스템의 상호백업과 소규모 테스트 시스템을
올하반기중에 갖추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또한 운용관리 부문에서는
운용중인 시스템에 대한 요원의 조작을 최소화하고 일상적인 운용업무의
자동화등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므로 이후에는 어느정도 장애빈도가
감소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근본적인 증권전산시스템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증권산업의
기간업무를 처리하는 일련의 절차를 하나의 업무흐름으로 명확히 하여
공익성과 경제성을 위주로 한 새로운 사상과 기술로 장애가 없는,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복구가 가능한 기능을 갖춘 시스템으로 재구축하여야
한다.
증권전산업무의 발전을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한다면 먼저 공정하고
효율적인 증권시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전산업무가 무엇인가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주문의 전달,주문의 유효성확인,매매체결,신속한 시세정보의
제공,매매대금의 결제,공정한 거래의 감시감독및 이들을 종합적으로
연결하는 통신망은 하나의 흐름으로 공익성 내지는 공공성이 강조되는
증권시장의 기반구조이다.
따라서 이러한 업무에 대해 분리운용을 주장하거나 업무영역에 대한
다툼이 있는듯 비쳐지는 것은 국가경제적인 측면이나 투자고객의 편의성을
고려할때 적절치 못한것으로 생각된다.
다음으로 전산전용 건물은 조속히 확보되어야 한다.
전산설비는 정밀한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까다로운 환경을 요구한다.
더욱이 수많은 투자고객의 재산관리와 증권시장의 데이터가 담겨있는
중요한 컴퓨터가 일반 사무용 건물에 설치되어 있고 그나마 충분한
시설공간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설비 하나만 들여와도
내부구조를 변경하거나 부족한 공간의 해소를 위해 전산기기를
분리수용하는등 주요시설을 열악한 환경속에 산재수용하고 있는 실정으로
관리의 비효율성과 시스템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세번째로 완전한 백업체제와 테스트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주 전산기기의 완전한 대기 시스템의 설치는 물론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는
센터백업(Center Back-up)으로 화재나 폭발물등의 위험으로부터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또 하나의 주 전산기를 분리된 다른 지역에 구축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재산의 보호는 물론 증권시장의 기능이 중지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
넷째 기간업무의 전산화를 위한 안정적인 투자재원이 마련되어야 한다.
앞에서 지적한 전산시설 투자를 위해 필요한 자본조달을 시급히 해결
해야함은 물론 앞으로도 지속적이고 적시 적절한 설비투자를 위해서는 현재
수탁계약에 의한 용역료 방식에서 수수료 체제로의 전환이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증권정보 전문벤더(Vendor)를 시급히 육성해야 한다.
이제 증권시장의 국제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남은 과제는 실력을 쌓아
경쟁력을 배양하는 길 뿐이다.
증권시장은 정보를 생명으로 한다. 투자고객에게 유용한 투자정보를 누가
먼저 정확하게 제공하느냐가 경쟁에서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로이터,텔레레이터등 세계 유수의 정보벤더가 몰려오고 있는 이때 이들과
겨루어 경쟁할수 있는 증권정보의 전문벤더를 시급히 키워야 한다.
그동안 증권전산시스템은 비교적 짧은 기간내에 증권거래를 위한
주요업무를 전산화함으로써 투자고객이 주문 즉시 체결결과를 확인할수
있고 동시에 주요 시세정보를 볼수 있는 세계에서 보기드문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환경의 변화와 근래 잦은
전산장애로 증권전산 시스템에 대한 일부 비판적인 시각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산조직은 제도와 규정의 하부조직으로서 주어진
제도와 규정을 충실히 수행되도록 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이때
전산담당자의 고려사항은 효율성과 경제성이며 전산조직을 제도나 규정의
상위개념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증권시장의 성장과 함께 증권전산시스템은 그동안 원활한 증권거래를 위한
필수적인 업무의 전산화가 거의 완료된 만큼 이제는 최소의 비용으로
투자고객에게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하여
공정하고 효율적인 증권시장 기능의 수행을 지원하는 기반구조로서 조속히
정착시켜야 하는 단계에 와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