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권 지폐의 발행 필요성이 당국이나 일반인들사이에서 널리 인정
되고 있으나 통화당국은 인플레 심리를 확산시키게 된다는 우려때문에
고액권 발행을 기피하고 있다.
그러나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유통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현금자동인출기 (CD)를 통해 고객들에게 10만원짜리 수표를
서비스하고 있어 10만원권 신종화폐의 발행을 재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들어 고객들이 현금자동인출기 (CD)에서 1만원권지폐와
함께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꺼내 쓸수있도록 새로운 CD기를 도입한데
이어외환은행이 다음주부터 이같은 서비스를 시작하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곧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본점영업부와 명동지점에 설치된 CD기에서 10만원권 자기앞
수표가 대당 하루 평균 2백매 (2천만원)가 인출되고 있으며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발권업무를 맡고있는 한국은행의 오경희이사도 "고액권의 발행 필요성은
10년전부터 대두돼왔으며 요즈음들어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
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고액권을 발행할 경우 인플레 심리를 확산시키게
됨으로 물가인상의 위협이 사라지기전에는 고액권의 발행이 어려울 것"
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의 유통량은
지난 88년 하루평균 1백5만매 (1천50억원)에서 89년 1백35만매
(1천3백50억원), 90년 1백85만매 (1천8백50억원), 91년 2백42만매
(2천4백20억원)로 연평균 32%의 높은 신장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반해 1만원짜리 지폐발행은 88년이후 연 20%씩 증가해오다 91년에는
10.3% 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자기앞 수표의 유통증가에 따라 10만원짜리 수표는 1만원짜리 지폐에
이어 제2의 중심화폐로서 자리를 잡았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10만원짜리 수표는 발행은행측에 어음교환소를
거쳐 지급 제시될때까지의 평균 10일동안에 수표발행금을 이용할수있는
이점을 주지만 일반적으로 10만원짜리 수표의 단점이 너무 많기때문에
조만간 10만원짜리 신종화폐가 출현하지 않을수 없을것이라고 전망했다.
10만원짜리 수표의 단점으로는 도난이나 분실에 따른 선의의 피해자
발생, 보편적인 유통성의 결여, 결제상의 교환업무 부담, 발행비용의
증가와 1회성 사용에 따른 자원낭비등이 지적되고있다.
한 시중은행의 경우 10만원짜리 수표를 지난해 4천8백만매 발행했는데
장당 발행비용이 2백3원으로 총발행비용은 96억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