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자동차의 중동 수출이 올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동지역은 지난해 걸프전이 끝난 뒤 경제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고 대규모 대체수요가 예상돼 북미와 서유럽시장에
이어 제3의 자동차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대중동 수출을 적극
모색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 수출실적보다 크게
높여잡고 있다.
특히 GM(제너럴 모터스)과의 관계가 해결되지 않아 서유럽시장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대우자동차는 대중동 수출에 큰 기대를 걸면서 이 지역에
대한 올해 수출 목표를 지난해의 4천6백대에 비해 2-3배 늘어난 1만-
1만5천대로 잡고 있다.
대우의 이같은 대중동 수출목표는 올해 총 수출목표 6만5천5백대의 15-23%
수준으로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것이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목표를 지난해 보다 23.8%
늘어난 7천5백대로 정하고 엑셀과 엘란트라를 중심으로 활발한 수출전략을
펴고 있으며 지난해 이 지역에 1천7백90대를 팔았던 기아자동차도 올해
중동지역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67.6% 늘어난 3천대로 잡고 있다.
올해 경차 2만대를 수출할 예정인 대우국민차도 중동지역을 주요 수출
대상국의 하나로 삼고 있어 이 지역에서 우리 업체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중동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걸프전
이후 이 지역의 경제가 정착기에 들어섰고 자동차의 신규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중동 최대시장 중 하나인 이란이 회교혁명 이후 금지해온 완성차의
수입을 지난해 9월 다시 허용한데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등 대부분
중동국가에서 운행되고 있는 자동차들이 5년 이상된 노후차량으로 대규모
대체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한편 대우는 올해안에 승용차 5천대를 수출키로 이란과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29일 1차로 르망 2백대와 에스페로 1백대를 선적했으며 기아도
이란의 현지 수입상과 체결한 공급계약에 따라 1t 다목적 화물차인 세레스
2백대를 최근 선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