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두차례연휴와 반법적인 조기선거운동의 북새통속에 지나가고 3월
첫주를 맞았다. 올해는 기필코 경제활력을 되찾는 해가 되어야 한다는게
국민적 합의였고 대통령도 연두기자회견에서 이를 중점 강조했다.
경쟁국보다 자꾸 뒤떨어지는 한국경제를 올해에 역전시키거나 간격을
좁히지 못하면 외채가 감당하기 어렵게 쌓이게 되고 우리를 앞지르는
주자들이 속출하여 자신감을 잃고 좌절상태에 빠지게 되겠기 때문이다.
그런데 1,2월은 이미 정신못차리고 허송했다. 경제실적은 오히려 더
악화된 셈이다. 새해 출발부터 경쟁자들은 죽어라 뛰는데 우리는
딴전피우다 더 떨어진 꼴이다.
3월은 어떨까. 선거운동이 본격화함에 따라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그쪽에
쏠릴게 뻔하다. 그것이 태풍처럼 경제를 할퀴게 될것도 짐작할수 있다.
이런 꼴은 마치 구름을 쫓아내면서 단비를 기다리는 어이없는 작태인
셈이다. 건강회복을 외치면서 자해행위를 하고있는 격이다. 구세주라도
나타나지 않는 한 이 런 형국에서 경제를 되살릴수는 없다.
지난달 25일현재 통관기준 무역적자는 36억달러로 작년동기보다 더 늘어나
올해 국제수지방어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수출은 연율 12.7%증대 목표에
2.2%감소 실적을 보여 거꾸로 가고 있으며 먹고 마시고 호사하는
소비재수입은 30%나 늘어났다. 중소기업가동률은 70%안팎으로 떨어져
죽겠다고 야단이다. 선거운동원에게 산업체의 일당보다 두세배 돈을 주고
생산현장의 일손을 뺏어가니 인력난은 가중되고 있다.
선거판으로 돈이 몰려 은행창구마다 뭉칫돈 인출사태를 빚고
중개어음거래규모는 2월중 종전의 30%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얼마동안
내려가던 실세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기업들은 생산에 필요한 돈을 구하지
못하여 우왕좌왕이다. 주식시장은 당국이 섣부르게 이상적 조치를 내놓을
때마다 주가하락에 휘말리고있다. 기업들의 돈구하는 길이 여기저기서
막히고있는 것이다.
국제경쟁력 회복을 위한 임금인상자제도 초장부터 흔들린다.
시내버스업계의 20%가까운 임금인상으로 5%내 억제나 한자리수이내 인상을
타업종에 설득하기 어렵게 됐다. 물가는 1.2월중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
다행이었는데 3월중엔 공공요금인상등으로 이미 0.9%의 상승요인이 있고
선거잔치에 따른 서비스요금의 급등으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작년 제조업에 큰 주름살을 주었던 건설과열도 좀체로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무분별한 선거공약의 남발은 투기를 부추길
위험을 안고있다.
이렇게 1,2월경제의 비관적 측면만 열거한 것은 선거판이 본격화하는
3월에는 한국경제의 어두음이 더 짙어질 것으로 내다보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비뚤어진 정치가 우리를 잘 살게 해주리라고는 믿지 않는
마음이다. 경제가 잘돼야 정치도 잘되고 국민도 잘 살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권자마저 선물받느라 정치판에 열중하고 있는 이 현실을
누가 조성하고 있는가. 사실은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지만 누구보다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부와 지도층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총선에 나선 후보자들은 누가 뭐래도 이나라 지도층의 일부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방방곡곡에서 벌이고 있는 작태는 바로 한국경제에 대한
가해행위로 나타난다. 국가장래에 대한 원대한 청사진이 아니라
무책임하고 단편적 단견적인 공약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2차대전때영국인의 피와 땀을 요구했던 처칠같은 사람은 고사하고,병자에게
쓴약대신 사탕을 치료제라고 제시하는 정치꾼이 많은게 탈이다.
앞서 예시한 1,2월중의 나쁜 경제흐름은 모두 정부가 바로잡겠다고 한
대목들이다. 그런데도 더 악화조짐을 보이는 것은 고급관리들이 말만
앞세우고 그것을 챙기는데 소홀한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한다.
말로만 경제이지 마음은 선거에 가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준다. 국민들이
고위공직자들에게서 경제발전에 대한 강렬한 집념을 읽을수 있게돼야
전체적 방향이 바로 잡힌다.
일부에서는 한국경제의 어려움은 과도적 현상일뿐,무슨 큰일이 벌어져
야단떨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뚝의
수면하에 구멍이 뚫리게 되면 거대한 뚝도 무너지게 마련인데,수면위의
제방모습이 그대로라고 괜찮겠지 안심하면 재난을 당하기 십상이다.
24일에 총선을 치르게될 3월 한달,우리가 해야할 일은 분명하다. 선거
과열과 혼탁을 진정시키고 생산에 열중해야 한다.
우리경제가 1.4분기를 선거열풍에 몽땅 잃고 그래서 올 한해를 또 잃게
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재난을 맞게될 것이다.
3월은 중요한 한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