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자금사정은 18일현재 채권수익률이 17.25%를 나타내고있어 지난해
10월의 19.8%보다 2.75%포인트나 하락,그런대로 좋아지고있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시중자금사정이 좋아지고있는데도 부도가 발생하고있는것은 우리나라
산업구조와 기업경영에 적잖은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즉 사양화돼가고있는 품목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있을뿐 아니라
경영자의 안이한 경영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와 올들어 부도를 낸 기업들은 대부분 한물간 아이템생산업체이거나
과당경쟁업체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전자부품업체들의 경우 기술개발소홀로 한물간 제품을 생산,부도라는
최악의 지경까지 간 사례가 가장 많았다.
부도를 낸 백산전자 영태전자 인성기연 중원전자 코스모스전자등이 모두
주력제품을 카스테레오로 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반증하고 있다.
카스테레오 국내생산업체는 무려 70여개사에 달할정도로 과당경쟁 아이
템이면서도 기술개발이 뒤떨어져 있던 분야.
따라서 경기조정국면에서 이들업체상당수의 부도는 이미 예견되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백산전자의 경우 오디오사업의 채산성악화에 대처,상대적 고부가가치
제품인 FA CDP 양면PCB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으나 기존주력산업분야의
영업기반이 부실한데다 신규진출품목의 기술개발이 뒤따르지 못했다는것.
이회사는 결국 지난해9월 부도를 맞았다. 카오디오분야를 특화하여
성장해온 영태전자역시 무선호출기 위성방송수신기등으로 생산품목을
전환키위한 무리한 사업확장이 화근이돼 지난해 11월 부도를 냈다.
인성기연 또한 카스테레오의 시장악화에 대처,일반MCA무선전화기등에
뛰어들었으나 제품의 성능이 뒤따르지 못한데다 특히 EC지역의 수출규제로
타격을 받았다.
80%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던 인성기연은 EC집행위원회로부터 33%라는
반덤핑 판정을 받았다.
지난 11일 부도를 낸 중원전자 또한 주요수출대상국의 무역규제가
심화되자 이를 탈피하기위해 컴포넌트등 신제품개발에 치중했으나 계속된
적자와 수출부진으로 손을 들고말았다.
지난해 전자부품 수출은 그런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카스테레오등 한물간
제품들은 심한 타격을 받는 꼴이 됐다.
지난해 11월말현재 전자부품 수출은 87억5천만달러를 기록,90년도말의
82억달러보다 5억5천만달러가 늘어났다.
결국 이들 전자부품업체는 부가가치가 낮고 과당경쟁 아이템에 너무집착,
경제여건 변화에 적응치못한 케이스였다.
업계 한관계자는 "좋을때는 단일품목에 안주,뒤늦게 허둥대다가 부도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케이스는 비단 전자부품업계에만 국한된것은 아니다.
피혁업체인 케니상사 미우 기온물산등도 이에 속한다.
케니상사는 87년5월 장외시장에 등록,아무런 기업공개절차를 밟지않고
직상장된 업체여서 이업체의 부도는 증권당국에 엄청난충격을 주기도했다.
이회사는 주력품목인 의류 소형흑백TV가 90년들어 급격한 가격경쟁력을
잃어가자 이것저것 손대기시작했다.
통상 부도업체들이 그러하듯이 주력품인 의류와 전자부품의 유통망을
확충,내수에 힘을 기울이는 동시에 품목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당시 붐을 이루고 있었던 DC모터에 손을대 영업부진을 타개하려했으나
이역시 여의치않아 일반모터를 포기하고 또다시 VTR용 드럼모터로
바꾸는는등 우왕좌왕하다 결국 좌초했다.
얼마안되는 규모의 기업에서 이것저것 사업을 벌인다는것이 얼마나
위험한것인가를 보여준 좋은 예라고 업계는 말하고있다.
80년초에 설립된 기온물산은 셔츠 브라우스를 중심으로 수출에 주력
해왔던 업체.
이업체역시 수출이 악화되자 다각화를 시도,천연유기질비료생산에
나섰지만 욕심이 앞선 무리한 사업확장이 막다른 길목으로 몰아 부도를
냈다.
업계에서는 이들기업의 도산은 혁신적인 경영사고가 없는데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을 내다보지못하는 안이한 경영으로 뒤늦게 허둥대다 망했다는
지적이다.
시대변화에 앞서가지 못하는 기업경영을 할경우 부도기업은 끊이지
않을것이라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힘써야하며 정부 또한 산업구조조정에
적극나서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