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제사회는 GATT(관세무역일반협정)를 중심으로 무역등의
다자간 협상주의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한편으로 EC(유럽공동체),
NAFTA(북미자유무역지대)등 국제적 블록화의 움직임도 두드러지는등
이율배반적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는 미.일.중.독등 세계각국의 1천여 관계자들이 참석,
다자주의와 지역주의의 모순 해소방안을 논의했습니다만 뚜렷한 결과는
도출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미묘한 세계경제의 이들 2대흐름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우리의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1월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열린 다보스국제포럼에 우리나라를 대표해
참석한데 이어 유럽과 미주지역을 순방,현지 무역관장회의를 주재하고
11일 귀국한 김철수무공사장은 "격변하는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등 각 경제주체의 빠른 글로벌화와 함께
확고한 경쟁력의 배양이 시급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보스회의에서 논의된 이야기들은 어떤 것들인지요.
"우루과이라운드 환경문제와 함께 신생 독립국연합(CIS)의 장래에 관한
논의가 세가지 큰 화제였습니다. 올 세계경기 동향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미국 유럽등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올 하반기이후 세계
경제가 본격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또 이붕중국총리 다케시타 전일본총리등이 아시아지역을
대표해 연설,주목을 모으기도했습니다"
-이붕총리는 어떤 연설을 했습니까.
"중국의 개방정책에 관한 의지피력이 주종을 이루었습니다.
천안문사태 이후 악화된 서방세계의 대중국 이미지 회복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였습니다. 이총리는 GATT가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
는데 이는 중국이 외국인투자 자유화, 무역자유화등을 더욱 가속화,시장
경제체제로의 이행을 서두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주목됩니다. 그는
특히 대만의 GATT가입에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공식 천명,
앞으로의 대만관계와 관련해 주목됩니다.
다케시타 전총리는 주로 동북아의 세계적 위상에 대해 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했습니다. 특히 동북아경제 규모가 오는 2013년께 NAFTA,2016년께는
EC와 같은 비중으로 커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밖에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은.
"남미경제의 장래에 대해서도 큰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많은 참석자들이
"남미의 재탄생(Rebirth of Latin America)이라고 말할만큼 최근
수입자유화 국영기업 민영화등으로 오랫동안의 부진을 씻고 본격 성장
궤도에 진입한 남미경제에 주시를 하고있더군요. 우리도 중남미시장에
중장기적 안목을 갖고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보스회의참석에 이어 유럽지역 무역관장회의도 주재하셨지요.
"유럽지역에서는 여전히 우리나라가 그다지 널리 알려져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상품의 유럽진출이 자가브랜드보다는 주로
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방식에 의존하는등 "얼굴없는 수출"관행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통합과 함께 세계최대시장으로 떠오를
유럽에 우선 우리나라에 대한 확고한 이미지를 심는게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올 유럽수출 전망은 어떻습니까.
"지난해의 경우 대유럽수출 증가율이 7.9%로 전체 수출증가율에도
못미치는등 우리의 대유럽수출이 부진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를 바닥
으로 해서 올해부터 대유럽수출이 되살아날것 이라는게 현지무역
관장들의 한결같은 전망이었습니다. EC경제가 상승세를 타고있는데다
올해부터 우리상품의 GSP(일반특혜관세) 부활도 호재가 되고있습니다.
바르셀로나올림픽도 특수를 부추길 전망입니다. 자동차 선박 전자제품
등을 중심으로 벌써 수출 호조세가 나타나고 있지요"
-독립국가연합.동구지역은 어떻습니까.
"시장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혼미를 겪고는 있습니다만
잠재 시장으로서의 가치는 무시할수 없습니다. 특히 이들지역은 경제
난에도 불구,생필품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데 우리상품의 이미지가 좋아
진출여지는 여전히 크다고 봅니다"
-미주지역 무역관장회의에서 현지 교포기업인들을 명예 무역관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히셨는데.
"국내 대기업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중소도시 지역에 현지 교포
기업인들을 명예 무역관장으로 위촉,우리기업들의 진출기반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구상한 것입니다. 이 제도가 잘만 운영된다면 우리상품이 미국
시장의 구석구석에 파고 들어가는데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둘수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 제도는 굳이 미국지역에만 국한하는게 아니라 유럽
중남미등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미주지역에 대한 수출전망은 어떻습니까.
"대미수출이 3년째 감소해 왔는데 올해를 고비로 회복국면에 접어들
전망입니다. 미연방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우리에게는
수출증대의 호재가 되고 있습니다. 캐나다도 경기가 상승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우리상품의 수출 전망이 밝습니다. 다만 문제는 우리
상품이 어느정도 가격 및 품질상의 경쟁력을 갖추느냐 하는것이 되겠지요.
다보스회의에서도 논의된 것이지만 특히 중남미시장에 보다 많은 관심이
쏟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