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후기대 입시 문제지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지 5일째가 되도록 별다른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날이 갈수록 이 사건을 에워싸고 의혹만 증폭돼 가고 있다.
검.경은 당초 정계택씨의 자백내용에 대한 일관성과 신빙성만 내세워
진범으로 단정한후 현재까지도 정씨가 범인이라는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으나 정씨의 진술이 계속 번복되고 있는데다 수사가
진행된후 지금까지 별다른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하자 ''과연 범인일까
''하는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그러나 정씨가 이번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인 시험지 처리부분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것은 공범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훔친
시험지는 이미 제3자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공범이 있다고 보는 이유는 범행동기가 전혀 설득력이 없는
데다<>황양을 돕기 위한 범행이라면 시험지 처리부분에 대해 숨길 이유가
없고 <> 자신이 산으로 갔을 때 목격자를 만났다는 사실자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특히 서울신학대학 구내식당 종업원 정모씨(55.여)가 사건발생
당일인 2 1일 오전7시30분과 8시20분 2차례에 걸쳐 정씨를 구내식당이
위치한 학교뒷산 등산 로 입구에서 만났으며 이때 정씨가 ''일찍
출근하네요''라는 인사까지 했다고 진술하 고 있으나 정씨가 이를 부인하고
있는 점을 공범존재의 중요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같이 정씨가 학교뒷산에 시험지를 버렸다는 진술만을 한채
시험지를 버린 정확한 위치는 물론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목격자까지 만난
사실이 없다고 허위 진술하는 것은 학교뒷산에서 제3의 인물에게 시험지를
넘겨준뒤 공범이 도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의 이같은 판단이 맞을 경우 정씨는 사전에 제3 의 인물과
범행,도주,검거 시 진술내용등에 대해 짜놓은 각본대로 진술을 하고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은 또 정씨가 시험지를 훔친 사실에 대해서는 일관성있는 진술을
하면서도 시험지 처리부분에 대해서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은 정씨가 제3 의
인물로부터 부탁을 받고 제3 의 인물이 시험지를 훔쳐가도록 도와줬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이 이같이 보는 이유는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6개 지문중 정확하지
않은 1개와 2백70센티의 레스모어 구두족적 1개가 외부인의 것으로
보이는데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정씨가 거액의 금품을 받기로 하고 범인의
범행을 도왔을 가능성도 높기때문 이다.
이렇게 추론할 경우 정씨는 시험지를 훔쳐간 사실을 명확하게 알고는
있으나 시험지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며 금품을 받기위해서는
범인을 숨겨야 할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정씨가 훔쳤다는 시험지가 8절지 32장 분량으로 <>소각시켰다면
휴지통이나 쓰레기장 등에서 <>산에 버렸다면 정밀수색에서 각각 타고
남은 재나 구겨진 시험지가 발견돼야 하나 정밀수색에서 발견치 못한
것은 정씨가 다른 곳에 보관중이 거나 이미 제3 자의 손에 넘어갔을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경찰은 추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