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28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제4회 아세안(동남아국가
연합)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아세안경제협력기본협정"초안이 공개되어
주목을 끈다.
유럽의 EC(유럽공동체),북미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로 상징되는
강력한 경제블록 출현이 논란되고 있는 때에 아세안 6개국이 어쩌면
그에 필적할만한 제3의 견고한 지역경제블록을 형성할는지 모른다는
사실은 주변국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아세안은 지금부터 4반세기전인 67년8월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등 5개국으로 처음 발족되어 84년1월 브루나이를
추가한 비교적 느슨한 동남아시아 협력체다. 표면상 경제뿐아니라 정치
안보문제까지 포괄하는 지역협력체이지만 초점은 역시 경제협력인데 이
분야에서도 특혜무역협정(PTA)을 교환하고 있는 정도이상 실질적인 내용은
아직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복잡한 내부사정과 함께 주변국,보다 범위가 넓은 동북아 및
태평안연안국들과의 협력문제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제3차총회가
있은 APEC(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이 그 하나이고 또 말레이시아총리
자신이 지난해에 제의한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구상이 또 다른
하나이다.
아세안은 자신의 한계와 주변환경을 고려해서 현시점에서 볼때 가장
실현가능한 현실적이고 조심스런 접근을 선택한것으로 판단된다. 보도된
기본협정초안은 우선 향후 15년이내에 역내공동효과특혜관세(CEPT)제도를
주축으로하는 아세안 자유무역국(AFTA)을 창설한다고 되어있는데 이것은
당초보다 많이 후퇴한것이다.
지난해 7월 콸라룸푸르에서 있었던 연례 외무장관회의는 2000년까지
자유무역지대 설치를 완료하기로 합의한바 있었다.
다음으로 역외국가 및 지역조직과의 경제협력강화 방침을 아울러
규정하고 있는데 이 대목은 바로 APEC및 EAEC구상과의 연계협력을
의식한 내용으로 판단된다. EAEC 구상에 관해 미국은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한국 일본에 참여 거부를 종용했다고 전해진 바 있는데
아세안은 아직도 기대를 걸고 있는듯하다.
동남아는 경제협력차원에서 한국에 퍽 중요한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아세안과는 교역과 투자면의 긴밀한 관계가 최근에 특히 부쩍 증대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PMC)의 정멤버로
참여하고있다. 아세안의 결속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궁극적으로
APEC울타리안으로 유도하도록 노력하는게 현명할것이다